[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북 핵·미사일 우려' ARF 의장 성명..한국 선방" ①

KBS 2016. 7.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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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7월 28일(목요일)
□ 출연자 :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북 핵·미사일 우려’ ARF 의장 성명…한국 선방”

[홍지명] 남북한을 비롯해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여했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ARF가 막을 내렸습니다. 남중국해와 북핵, 사드와 같은 쟁점들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졌는데요. 폐막 바로 뒤에 나온 의장성명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가 담겼지만 중국이 주장했던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 마찰이 빚어지면서 한국은 한미, 한중 균형 외교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는데요. 고려대 통일외교학부의 남성욱 교수가 전화 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남성욱] 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이번 ARF, 전체적으로 어떻게 지켜보셨는지 한 번 평가를 해주시면요.

[남성욱] 무림의 고수들이 모여서 각 국가 이익을 모여서 총성 없는 외교전을 펼쳤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의장성명이 폐막과 동시에 나오지 못하고 이번에도 또 하루 늦게 나왔습니다. 협의할 내용이 많은만큼 시일이 다소 걸리지 않겠나 이런 관측이 있었지만 어쨌든 의장성명이 그래도 하루 만에 예상보다는 빨리 나왔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남성욱] 2014년, 15년 모두 회의가 폐막 된 뒤 나흘 만에 채택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최소한 2-3일은 가지 않겠나 했는데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사실 2014년, 15년 보다 이번에 상황이 더 어려웠거든요. 남중국해, 사드, 북핵 등 쟁점이 많았기 때문에 최소한 문안, 문구 조정에서 2-3일은 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뒤에서 큰 손들, 미국, 중국, 한국 등 국가들이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오히려 끄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서 채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하나하나 좀 살펴보죠. 일단 의장성명에 우리 목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엄중 경고하는 내용을 담는 것이었는데, 의장성명 내용이 우리가 원하던 수준으로 나온 겁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남성욱] 네, 일단 선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명에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북한의 1월 6일 핵실험, 2월 7일 로켓 발사,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현 상황 전개에 우려, 영어로 컨선(concern)이라는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ARF 의장 성명에 우려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아마 처음이라고 알려지고 있고요. 전반적으로 안보리 결의안 2270을 포함한 모든 결의를 준수 해야한다, 다만 특이한 것은 6자 회담의 조기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촉구했다. 앞에 재제 준수는 아무래도 한미일 3국의 입장이고 6자 회담의 조기 재개에 유리한 환경은 아무래도 중국의 입장이 포함돼서 우리로서는 하고 싶은 얘기를 어느 정도 짚어 넣어서 그런대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사실 의장국이 북한과 가까운 라오스, 또 중국이 사드 문제를 두고 전략적으로 북한을 감싸안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북핵 문제는 이번 이장 성명에 자칫 들어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꽤 있지 않았습니까?

[남성욱] 네, 그렇지만 동북아의 1,2,3월에 일어났던 북핵 미사일 위기를 아무리 ARF가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요. 중국도 제재 이행 결의서를 보고서를 내는 입장에서 북핵 문제에 눈을 감을 수는 없고요. 다만 사드를 짚어 넣고 싶은 게 중국의 입장이었는데 한미 양국이 거의 단일 국가처럼 움직이면서 사드는 지역 안보에 필요한 사항이라는 설득을 통해서 라오스를 설득했고 이것이 일단 북핵 문제에 우리 입장이 반영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사드배치 문제가 의장 성명에서 빠졌다는 것, 이것도 역시 우리 외교가 좀 선방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남성욱] 네, 일단 우리로서는 가장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중국의 왕이 부장이 여러가지 외교 제스처를 통해서 압박했습니다. 그동안에 소원했던 관계에 있던 북한의 리영호 외무상을 감싸안는 듯한 행보를 하고. 우리 윤병세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턱에 팔을 괴고 손사래를 치는 등 사실상 비외교적인 조치를 취했거든요. 이것을 또 기자들에게 공개를 하는 등 한국을 압박해서 사드 문안이 어느정도까지 포함될 것인가 걱정이 사실 많았는데 일단 중국 입장에서 사드 문제를 이 ARF에서 풀기 보다는 아마 양국 간 거래를 풀 것으로 한 차원 후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최대 쟁점이라고 보면 아무래도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일텐데. 오늘 아침 보도들을 보면 의장국 성명 문건을 분석해볼 때 중국의 승리다,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평가가 나오는 겁니까?

[남성욱] 왜냐면 사실은 지난 12일에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내용이나 판결의 법적 구속력이 이번 성명에 언급이 되지 않았던 거죠. 사실 당연히 언급이 되어야 하는데 언급이 안됐다는 것은 중국의 입김이 포함됐다는 거고요. 성명은 남중국해와 관련해서 장관들은 남중국해의 평화, 안보, 번영, 안전 항해와 항공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다. 몇몇 장관들은 최근에 일어났거나 진행 중인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함으로서 이게 도대체 누가 누구를 겨냥한, 주체와 객체가 분명하지 않아서 이게 중국을 겨냥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이것이 중국의 아무래도 외교적인 입장의 승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문안 자체가 애매하게,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나는 얘기인데. 이번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는 참가국들이 친미, 친중 이렇게 갈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그렇게 보셨습니까, 어떻습니까?

[남성욱] 사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굉장히 복잡한 관계에 있습니다. 경제 협력에서는 필요한 관계고, 또 영유권, 영토권 문제에 대해서는 대립이 되어있죠. 중국은 지난 번에 필리핀과 상설중재재판까지 갔는데. 이번에 중국이 최대의 공을 들인 것은 이 판결을 중점으로 해서 아세안 국가들과 대립하지 않는다라는, 그런 것이 이번 외교의 핵심이어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런 문제와 관해서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볼 수 있고요. 일단 한미일 3국에서 한국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조금 벗어났습니다. 우리가 섯불리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의 입장과 반대, 척을 지는 발언을 하기는 어려웠고요. 미국이 지속적으로 중국을 견제했고 중국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아세안 국가들을 최대한 끌여들였다라는 것이 어느정도 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지금 남교수 말씀대로 일단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는 신중한 입장인데. 어떻습니까? 만약 중국이 사드문제로 계속 우리를 압박해온다면 우리는 남중국해 문제를 지렛대 삼아서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는 겁니까?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합니까?

[남성욱] 네, 외교라는 게 주고 받기이고 항상 조건을 걸어서 국가 이익을 지키는 것이 외교라는 것이 과거 키신저의 발언이죠. 사드로 우리를 만약 압박하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 대응 카드를 찾고 싶은 충동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현안에 관해서 문제를 직설적으로 푸는 것이 저는 좋다고 봅니다. 사드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겨냥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드는 사드로서 일단 대응을 하고. 남중국해에 관해서 우리의 씨루트, 이것이 중동에서 한반도로 오는 바닷길인데 이것에 관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은 일단은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 우리는 중립적인 상황에서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전반적인 한중 관계 개선에 있어서 바람직하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홍지명] 이번 안보 포럼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 외상에게 아주 친밀감을 표시했습니다. 마중도 나오고 말이죠, 등 위로 손도 올리고 아주 친밀한 모습을 보였는데. 어떻습니까? 진짜 친밀한 겁니까, 친밀하게 보이는 겁니까? 어느 쪽입니까?

[남성욱] 이번에 왕이 장관이 주인공이 상당히 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외교쇼, 퍼포먼스를 좀 많이 펼쳤습니다. 왕이 부장이 지금 중국의 국무위원을 겨냥하고 있다, 상당히 능력있는 중국의 외교관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행태를 보임으로써 우리를 좀 당혹스럽게 했는데. 사드에 대한 불만을 북한을 포용함으로써 북한과는 아주 훈풍이 불고 한국과는 냉기가 도는 외교 전략을 했는데. 사실 또 언론에 보여지는 측면과 안보이는 측면에서 조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오는 9월에 항저우에서 G-20 정상 회담을 열어야 합니다. 이게 또 시진핑의 관심 사안인데. 국가들의 참여를 위해서는 언론에 비치는 측면과는 달리 양자 회담에서는 상당히 협력적인 관계를 요청하고 있는데. 하여튼 사드 문제와 관해서 배치 결정이 난 다음에 한중 장관이 처음 만났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뭔가 제스쳐로 보여주는데 언론을 활용하는 외교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북한의 리영호 외무상,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북한은 핵보유국이다, 핵을 발판으로 대화를 원하는 건지, 앞으로 추가 핵실험은 미국 태도에 달려있다, 이런 식의 얘기를 했습니다. 어떤 속내가 있는 겁니까?

[남성욱] 지금 5차 핵실험 할 것인가 쟁점인데, 5차 핵실험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함으로써 아마 대화를 하면 핵실험을 연기하거나 안 하고, 대화를 하지 않고 자신들을 계속 무시한다면 어느 시점에 관해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미국을 압박하고 또 위협하는 발언을 했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어제 7월 27일 정전협정을 기점으로 항상 주장하는 것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들, 북미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미국은 이를 무시하는 입장인데. 일단 핵실험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 11월 8일 미국의 대선이 마치면 새로운 신정부의 대화 제의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 5차 핵실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일단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이번 포럼에서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습니까? 손익계산서를 한 번 두드려본다면 이영호 외상이 거의 뭐 외톨이로 있다가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래도 중국이 좀 다정하게 대해준 데 대해서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손익계산서가 나올까요?

[남성욱] 북한 입장에서는 아주 정말 고립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이번 기회였습니다. 사실은 3월 2일 날 안보리 결의한 2270 이후에 국제 사회 제재로 북한이 고립무원이었는데 이번에 같은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에 내림으로써 왕위 부장이 정말 진흙탕에 빠진 리영호 손을 붙잡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 일단 북한은 아주 최악의 경우는 면했고. 이를 통해서 북중 관계 개선을 아마 할 텐데. 그렇다고 중국이 선뜻, 금방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는 어렵고. 일단 북한은 여러가지 외교적인 카드를 가지고 고립을 빠져나오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안보리 결의한 2270을 상당히 무력화시키는 외교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전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마지막으로 이번 포럼을 통해서 본 우리 외교, 한미 한중 균형 외교 기조를 유지하고 갈 것인가, 아니면 어떤 선택에 기로에 서 있는지, 어떻게 봐야하겠습니까?

[남성욱] 어려운 사실은 외교 문제였습니다. 사드를 방어하고 북핵을 넣자니까 우리 원하는 입맛대로 맞춰나가기는 어려웠던 회의이죠. 그런대로 선방을 했습니다마는 사드를 왕이 부장의 발언에서 한국의 행동을 기다려본다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사드배치를 계속적으로 강행했을 때 한중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 이 문제가 결국 윤병세 장관이 이끄는 우리 외교부의 가장 큰 하반기 숙제이며 또 내년 말로 예정된 사드배치 과정에서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서 가장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일단 원칙은 섰고요 실효적인 대응을 정확하게 잘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남성욱] 고맙습니다.

[홍지명]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의 남성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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