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해킹 부탁" 캐묻는 기자에 "조용히 해"

이지예 2016. 7. 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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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7일(현지시간)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기자회견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2016.07.2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해킹을 부탁한 일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조용히 하라"(Be quiet)고 핀잔을 줬다.

트럼프는 정치인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막말로 악명이 높다. 그는 기자 회견에서 불리한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추잡하다', '역겹다', '쓰레기' 같은 표현으로 기자들을 몰아 붙였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한 기자 회견에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러시아가 사라진 이메일 3만여 건을 해킹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아마 클린턴의 이메일 3만3000개도 갖고 있을 거다. 그렇길 바란다"며 "러시아여, 듣고 있다면 당신들이 (클린턴의) 사라진 이메일 3만 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본 일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문제가 된 이메일은 법원 명령에 따라 공개됐지만 3만여 건은 이미 서버에서 삭제됐다고 알려졌다.

명색이 대통령 후보라는 인물이 미국과 역사적 앙숙 관계인 러시아에 상대 후보의 정보를 해킹해 달라고 요청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속출했다.

트럼프의 주장에 NBC뉴스의 케이티 투르 기자가 손을 들었다. 기자는 "러시아, 중국 어느 국가든 외국 정부에 미국 누군가의 시스템을 해킹해 달라고 부탁하는 게 꺼림칙하지 않냐?"고 물었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을 돌리려고 했다. 이에 투르 기자가 "생각을 좀 하게 되지 않냐"고 거듭 묻자 트럼프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들이 갖고 있다면 갖고 있는 거다. 우리도 찾아야 한다"며 "날 더 생각하게 만드는 건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이다. 조용히 하라. 당신이 그를 구제하고 싶어 한다는 거 안다"고 면박을 줬다.

트럼프는 지난 5월에도 자신이 주최한 재향군인 후원 행사 모금액의 사용 내역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기자들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기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단체에 얼만큼의 금액이 전달됐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트럼프는 "좋은 일을 하고도 나쁜 평가를 받는다"며 "당신 추잡하다"고 화를 냈다.

그는 언론이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며 여러 차례 울화통을 터뜨렸다. 기득권과 언론, 로비스트들이 손을 잡고 비주류인 자신을 깎아 내리려 한다는 주장이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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