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여파에..맥주업계 사상 최대 딜 '좌초 위기'

황윤정 기자 2016. 7. 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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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급락으로 사브밀러 주주들 "가격 불만"
버드와이저.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세계 최대 맥주회사 두 곳의 합병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모았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의 영국 사브밀러 인수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사브밀러가 자사 직원들에게 AB인베브와의 인수·합병건에 관련된 업무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버드와이저 제조사로 유명한 AB인베브는 바로 전날 사브밀러에 대한 인수 제안가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AB인베브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사브밀러 한 주당 44파운드(57달러)였으나 이번에 주당 45파운드(59달러)로 소폭 올렸다. 이에 따라 사브밀러 인수 금액은 1090억달러(124조원)에서 1250억달러(142조원)로 높아졌다.

AB인베브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파운드가 급락함에 따라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인수가 상향에 나섰다. 사브밀러의 주요 주주인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운드 가치가 12% 떨어져 손해를 보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인수 제안가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사브밀러의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클라크는 회사 내부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에게 “AB인베브와 직접적인 연락을 취하지 말라”고 알렸다. 또한 AB인베브의 인수 제안가를 완전히 검토하기 전까지 모든 미팅을 연기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수 자문단은 여전히 업무를 계속하고 있으며 사브밀러의 이사회도 향후 AB인베브의 제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B인베브가 인수 제안가를 상향했지만 사브밀러의 일부 주주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딘자산운용은 “AB인베브의 수정된 제안가는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사브밀러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인 필립 고험은 “주주들이 인수에 동의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며 “예상치 못한 잡음이 생김에 따라 이 딜이 최종 성사될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인수가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사브밀러와 AB인베브의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런던증시에서 사브밀러는 장중 4.6%까지 밀렸으나 낙폭을 다소 만회해 1.8% 하락세로 마감됐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AB인베브의 주가는 3.7% 떨어졌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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