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민통선 포켓몬'.. 군부대 전전긍긍

김방홍 입력 2016. 7. 27. 13:41 수정 2016. 7. 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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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와 고성 등 강원 동해안 지역이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가능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가운데,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 출몰하는 포켓몬 탓에 군부대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관기사] ☞ ‘포켓몬을 잡아라’ 양구·인제·화천군도 가능

통일전망대나 DMZ(비무장지대)박물관 등 안보관광지를 중심으로 이른바 '민통선 포켓몬'이 알려지면서 게임 이용자들이 군부대나 지뢰매설 지역으로 잘못 들어가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민통선 내 '포켓몬 고' 이용자 어떻게?

결국 군부대에서는 포켓몬을 따라 이 지역까지 올라온 게임 이용자들에게 이용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과 안내방송을 전하기 시작한 데 이어 곳곳에 경고 현수막까지 내걸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대표적 안보관광지인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에서도 최근 게임 속 포켓몬들이 출현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게임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가디' '포니타' '페르시온' 등 게임 속 포켓몬들이 DMZ박물관과 통일전망대 등에 출몰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DMZ박물관 측은 재빨리 '대한민국 최북단 민통선 포켓몬을 잡아라'라는 이벤트를 시작하고 관람객이 포켓몬을 잡은 화면을 캡쳐해 인증샷을 올리면 스마트폰 터치펜을 나눠주는 등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DMZ박물관이 민통선 포켓몬 잡기 이벤트를 내걸고 안보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 DMZ박물관 홈페이지 캡처화면]


'포켓몬 고' 게임을 하러 강원도를 찾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안보관광객들을 이번 기회에 유치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박물관 관계자는 "포켓몬을 잡을 목적으로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이 아직은 적은 상황이지만 점차 입소문이 나고 있고 박물관 측도 SNS를 통해 박물관에서 '포켓몬 고'가 된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통일전망대나 DMZ박물관은 민통선 안에 있는 관광지라는 점에서 사정이 다르다.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에 가기 위해서는 통일안보공원에서 민통선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출입증을 교부받아 검문소를 통과해야 갈 수 있다.


통일전망대나 DMZ박물관 등 민통선 지역 내 안보관광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의 경우 검문소를 거치며 신분을 등록하고 안보교육을 받아야 한다.

軍, '포켓몬 고' 이용 자제 당부 현수막 내걸어

민간인 출입을 관리하고 있는 육군 22사단 56연대는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다보면 자칫 안보관광지로 제한된 이동 가능 지역을 벗어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최근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민들이 받는 안보관광지 출입시 준수사항에도 '최근 이슈인 포켓몬 고 게임은 되도록 지양!' 이라고 적힌 문구를 담았다.

56연대 측은 "포켓몬을 따라 관광지 이외 지역으로 벗어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주변을 잘 살피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예민한 군사 시설·군부대 노출 우려"

군부대 측은 "정해진 관광지에서만 포켓몬을 잡는다면 괜찮겠지만 '포켓몬 고' 게임이 카메라와 지피에스(GPS)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이외 지역까지 넘어왔다가 자기도 모르게 민통선 이북지역의 예민한 군사시설과 군부대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다"며 "무엇보다 지역 곳곳에 지뢰가 묻혀있어 포켓몬을 잡으러 다니다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주 방위군은 최근 '포켓몬 고'를 즐기는 일반인들이 훈련시설에 무단 침입하거나 기지 출입문을 열어줄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포켓몬 사냥꾼'에 대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고, 캐나다에서는 '포켓몬 고' 게임을 하던 10대 형제가 걸어서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었다 적발됐다.

[연관기사]
☞ 포켓몬 잡으러 군시설까지…美주방위군 “접근 불허” 공표
☞ 포켓몬고 하다 美국경 넘은 캐나다 10대 형제 붙잡혀


김방홍기자 (kbh042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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