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디에게 동방예의지국 DNA가?.."볼수록 한국인 같아"

김용일 2016. 7. 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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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기니비사우 국가대표 멘디(가운데).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굉장히 한국인스러워서 깜짝 놀래요.”

울산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들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기니비사우 국가대표 공격수 멘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멘디는 지난 2일 수원 삼성과 데뷔전 결승골을 비롯해 FA컵 인천과 8강에서도 2골 1도움을 올리는 등 적응 기간도 필요없이 만점 활약을 펼치며 ‘복덩이’ 구실을 하고 있다. 선수들과 직원들이 멘디에게 빠진 건 단순히 기량 때문만이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간 K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에게서 보기 드문 깍듯한 예의로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는 한국 문화에 똑 들어맞은 것처럼 하나하나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울산 관계자는 “개성이 강한 유럽이나 아프리카 계열 선수같지 않다. 매우 동양적인 느낌”이라며 “지난달 21일 멘디가 팀에 처음 왔을 때도 먼저 선수들과 사무국 직원을 찾아와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다. 또 평소 훈련이 끝나면 보통 막내급 선수들이나 스태프가 뒷정리를 하는데 멘디는 구슬땀을 흘리고도 함께 장비를 챙기며 일을 돕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클럽하우스 내에서도 보는 사람마다 멘디의 인성을 칭찬한다. 식당 아주머니에게도 인기만점”이라고 했다.
멘디와 만난 미디어 관계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멘디가 데뷔전 결승골을 넣은 뒤 클럽하우스에서 지역방송국을 포함해 세 차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비교적 무뚝뚝한 면이 있는데 멘디는 처음 만난 한국 기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얘기를 잘한다. 기자들도 이렇게 말 잘하는 외국인 선수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흔히 팀의 기둥 구실을 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대접받는 일에 익숙하다. 하지만 멘디는 동료를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베어있다는 게 울산 관계자의 시각이다. “멘디는 다양한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나름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왔는지 스스로 어떻게 먼저 다가가야 동료에게 믿음을 얻고 리그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지 아는 것 같더라.”
멘디는 프랑스 출신이나 아버지 국적을 따라 기니비사우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청소년 시절 프랑스 프로 팀 입단을 노리다가 어려움을 겪었고 2010년 싱가포르에서 프로로 데뷔해 세 시즌간 98경기 68골을 넣은 뒤 꿈에그리던 유럽무대(포르투갈)로 옮길 수 있었다. 자신의 길을 열어 준 아시아 무대에 복귀한 만큼 매 순간 감사한 마음을 품고있다는 것이다.

멘디의 남다른 인성은 동료도 마음을 일찌감치 열기에 충분했다. 소속팀뿐 아니라 올림픽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는 수비수 정승현과 공격수 김승준이 멘디의 단짝이다. 특히 정승현은 자칭 ‘외국인 선수 전담’으로 부른다. 울산 관계자는 “멘디가 계약 서명을 하러 온 날에 정승현 김승준이 잠시 사무국에 들렀는데 그때부터 서로 인사하며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윤정환 감독은 전반기 부침을 딛고 팀이 오름세를 탄 비결로 선수단의 융화를 꼽았다. 약점으로 꼽힌 전방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멘디가 경기장 밖에서도 ‘맹활약’하며 윤 감독을 웃게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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