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 세가지 경우의 수

권다희 기자 입력 2016. 7.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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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교섭서 합의 어려워..은행별 협상의 묘vs노사 갈등 격화 '갈림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산별교섭서 합의 어려워…은행별 협상의 묘vs노사 갈등 격화 '갈림길' ]

금융 노사가 26일 한달여만에 재개한 단체교섭이 성과없이 끝났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이미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컨설팅을 받아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나 노조측 반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편이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면 △노사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개별 은행 노사간 합의△노조 합의 없는 사측의 일방적인 이사회 의결 등 세가지 중 하나가 이뤄져야 한다.

◇노조와 합의, 산별교섭으론 사실상 불가능=단체교섭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합의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금융노조(이하 금노)가 "성과연봉제는 단순히 임금체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성과자 해고를 합법화하려는 노동개악의 일환"이라며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와 금노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도 성과연봉제 탓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노가 오는 9월 총파업까지 결의하며 성과연봉제를 반대하고 있어 단체교섭으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단체협상 기간이라 각 은행 지부 노조는 물론 사측도 개별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지금은 단체교섭 기간인 만큼 노조와 개별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하기는 어렵다"며 "일단 단체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노조위원장 역시 "지금은 개별 노조 차원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부별 교섭, 은행별 '협상의 묘'가 관건=산별교섭 후 이어지는 지부별 보충교섭에서는 노조의 합의를 얻어 성과연봉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 노사는 9월말 경 단체교섭을 끝낸다. 이후 금노가 각 은행별 보충교섭을 위해 지부에 교섭권을 위임하면 은행별로 교섭이 시작된다. 개별교섭은 통상 연말에 끝난다.

올해는 금노가 오는 9월 말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단체교섭 종료 시점이 늦춰질 있지만 이어지는 은행별 교섭에서 각 은행 사정에 맞는 수준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일정부분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노조와 사측이 충분히 대화해 노조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전면적인 개인평가에 근거한 성과연봉제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별교섭이 시작되면 각 은행 사측의 설득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조 합의 없는 도입…금융공기업 전철 밟나=개별교섭에서도 노조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성과연봉제 도입을 포기하거나 노조 동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수밖에 없다. 앞서 금융공기업 대부분은 노조 합의 없이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취업규칙 변경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 경우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법정공방으로 비화할 수 있어 사측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를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의결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가급적 각 지부별 노사 협상에서 최대한 설득을 통해 도입을 유도하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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