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인권, 범죄자 보호 핑계 못 돼"(종합)
종교계 등 비판에도 '마약과의 전쟁' 지속 의지 재확인
남중국해 관련해선 '평화적 해법' 필요성만 간단히 언급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5일 취임후 첫 국정연설을 통해 종교계와 인권운동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약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서 한 이날 연설에서 "인권은 범죄자 보호의 핑계가 못 된다"면서 "모든 마약왕과 자금책, 밀매꾼이 자수하거나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혹은 땅 밑에 묻힐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취임 이후 약 한 달간 12만 명의 범죄자가 자수했으며, 이중 7만 명이 마약 밀매자였다고 밝혔다. 이 기간 필리핀 경찰은 200여명의 마약 사건 용의자를 사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 캠페인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노력을 배로, 필요하면 세배로 늘려라"고 경찰을 독려했다.
그는 필리핀이 마약에 빠져 죽어가고 있다면서 "마약사범들에게 어떠한 자비도 보이지 말라. 그들 역시 우리에게 어떤 자비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초 이날 38분간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기로 돼 있었지만 도중부터 즉흥 연설로 전환해 예정보다 훨씬 긴 1시간 32분 동안 열변을 토했다.
그는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선 간단히 언급하는데 그쳤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지난 12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국제법이 준수돼야 하며 "평화적인 해결과 관리"를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50여 년간 이어져 온 필리핀 공산 반군과의 휴전이 선언됐으며, 조세제도 개혁과 투자절차 간소화, 도로와 다리, 철도 건설 등 낙후한 인프라 개선 등 필리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소개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지만 "이 탓에 필리핀의 산업화가 방해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정연설은 레드카펫과 호화로운 의상으로 패션쇼를 방불케 했던 과거 정권과 달리 간소하게 치러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전통 의상이나 업무용 정장을 입으라고 지시했고, 만찬에서도 간단한 현지식만 내놓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유층이 아닌 서민을 대변하는 지도자상을 굳히려 노력 중이라고 해석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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