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만 안 나면 된다? 느슨한 단속에 '술 취한 택시'
[앵커]
지난달 말 택시기사가 만취 상태에서 운행을 하다 사고를 내 승객이 숨지는 일이 있었죠. 취재진이 기사식당을 돌아봤더니 실제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기사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김도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택시 한 대가 차량 추돌 후 가드레일로 돌진합니다.
사고 기사 송모 씨는 소주 1병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이 사고로 뒷자리 승객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시내 한 기사식당. 술 판매가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기사식당 종업원 : (술은) 기사 분들은 못 드시고, 일반 손님만 되죠.]
하지만 택시기사로 보이는 남성 앞엔 반쯤 남은 소주병이 놓여 있습니다.
남성을 따라가 보니 택시에 올라탑니다.
택시기사가 술을 마신 것을 목격했다고 하자 식당 주인은 말을 바꿉니다.
[기사식당 관계자 : 그 분(기사)들이 일을 끝나고 와서 술을 드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건 우리가 (근무 교대) 시간대를 알고 있으니까.]
일부 택시기사들은 늦은 밤 만취 승객들이 많다는 점을 노리기도 합니다.
[택시 기사 : (술 냄새는) 손님한테 나는 거라고 이런 식으로 미루고. 앞에 타고내린 사람한테 나는 (술) 냄새입니다. 해버리면 뭐.]
느슨한 음주단속도 택시기사들의 음주를 부추깁니다.
[택시 기사 : 택시는 (음주) 단속을 안 해요. 음주단속 할 때 영업용은 그냥 보내요. 그걸 악용하는 사람이 있는 거지. 뭐 사고만 안 나면 문제 될 건 없으니까요.]
최근 5년 동안 술을 마시고 운행하다 적발된 택시기사는 2004명.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인 0.1% 이상이었던 기사도 10명 중 7명이 넘습니다.
[경찰 관계자 : (단속을) 선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막 차 밀리지. 대중교통 (운전)하는 사람들까지 다 못 잡거든요.]
무책임한 기사들과 일부 식당의 모르쇠 영업, 여기에 경찰의 봐주기 단속까지 더해져 승객 안전에는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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