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축사 노예 "강제로 끌려왔다" 진술 확보..경찰 집중 조사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5일 피해자인 지적장애 2급 A(47)씨로부터 피의자인 김모(69)씨의 축사로 오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1997년 여름, 김 씨의 부인인 B(61, 여)씨가 천안에 있는 돈사에서 일하는 자신을 차에 태워 오창 축사로 데려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소 중개업자가 소개했다는 김 씨 부부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축사 주인인 김 씨는 경찰에서 "소 중개업자로부터 소개를 받은 뒤 이후 중개업자가 직접 A씨를 집으로 데려왔다"며 "식사는 대접했지만 별도의 사례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부인도 "소 중개업자가 직접 데려 왔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엇갈리는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B씨가 자신을 차에 태워 오창으로 데려갔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엇갈린 진술에 대해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 씨 부부가 학대 혐의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 함에 따라 조만간 이들 부부를 또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현장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부부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19년 동안 A씨의 가족을 찾아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학대 혐의 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전면 부인하면서도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거부했다.
경찰은 A씨가 축사에 대한 극심한 거부감을 보여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지만 조만간 현장 검증 등을 거쳐 이번주 내로 사건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A씨는 1997년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업자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난 뒤 최근까지 6㎥ 남짓 한 축사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정기적인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축사일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일 밤 "주인이 무서워 집에 가기 싫다"며 축사를 탈출해 한 회사 건물에 무단 침입하면서 경찰에 발견돼 19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청주CBS 장나래 기자] its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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