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외교장관, ARF 개최지 라오스서 2년만에 회담

【비엔티안=AP/뉴시스】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6.07.24

【비엔티안=AP/뉴시스】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4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6.07.24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2년 만에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이날 오후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왕 부장이 리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고 속보로 전했다. 또 이번 회담은 리 외무상이 취임한 이후 첫 북·중 외교장관 회담이라고 밝혔다.

북·중의 이 같은 밀착 행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즉 북한은 한·미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적극 활용해 관계 개선을 꾀하려 하고, 중국 역시 북한을 끌어들여 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는 미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북·중 외교장관은 전날 수도 베이징에서부터 같은 비행기를 타고 비엔티안에 도착했다. 북·중 외교수장이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또 같은 호텔에 숙소를 잡으면서 양자회담 성사 가능성이 점쳐졌다.

왕 부장과 리수용 전임 외무상은 2014년 미얀마에서 열린 ARF에서 만났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회의에서는 당시 냉각된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외교장관간 회담이 불발됐다.

한편 왕 부장은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최근 한국 측의 사드 배치 행보는 양국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면서 윤병세 외교장관 면전에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 등의 반대에도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한미 양국의 결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난 것으로, 보복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를 날린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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