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도 헛웃음' 어설픈 자해공갈단 블랙박스에 덜미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피해를 당한 택시기사를 헛웃음 짓게 만든 20대 초보 자해공갈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차량 블랙박스에 어설픈 행동이 고스란히 찍힌 줄도 모른 채 술값을 요구했지만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25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8시50분께 전남 목포시 산정동 한 보건소 앞 도로에서 손모(26)씨가 A(39)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격으로 손씨는 그 자리에 넘어졌고 인근에 있던 후배 이모(25)씨가 나타나 택시에서 내린 A씨에게 "뭐하는 거에요 지금"이라며 따지기 시작했다.
A씨는 이들의 어설픈 행동이 미심쩍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려했다.
손씨 등은 상황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A씨의 휴대전화까지 빼앗으며 신고를 못하게 막았다.
하지만 A씨는 "자해공갈단 일수도 있다"고 판단 하고 경찰에 사고사실을 알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고 정황을 파악한 뒤 A씨와 택시에 치인 손씨, 친구 이씨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도 손씨 일행은 택시에 블랙박스가 장착된 줄도 모른 채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끝까지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이 증거물로 제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자 뒤늦게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블랙박스에는 서행을 하고 있는 A씨의 택시를 발견한 손씨가 도로쪽으로 뛰어 나오는 장면부터 급정차 한 택시쪽으로 달려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은 "택시기사와 동승자도 이들의 행동이 너무 어설퍼 웃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손씨 일행은 "술값을 벌기 위해 자행공갈을 시도했다"며 뒤늦게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손씨 일행이 서로 짠 뒤 고의로 택시에 부딪힌 것으로 것으로 보고 공갈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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