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옥시사태 되나..불안한 소비자, 전전긍긍하는 업계

김수미 2016. 7.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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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이어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된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항균 필터 논란까지 터지면서 소비자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환경부의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 발표 후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 업체에는 해당제품 교체 문의와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OIT 함유 여부에 따라 업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 서비스센터에는 주말인 이날까지도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22일 환경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OIT 함유 항균 필터가 사용된 기기명’ 공지글의 조회 수는 이날까지 15만 명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챙기려고 산 제품들이 오히려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꼴”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후 10개월, 3세의 두 자녀를 키우는 주부 현모(35) 씨는 “아이들을 위해 가습기를 방 마다 놓고, 비싼 돈주고 공기청정기까지 샀다가 지금은 모두 창고에 치웠다”며 “불안에 떠느니 차라리 안쓰는게 정신건강에도 더 좋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환경부의 오락가락 발표로 혼란은 더 커졌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일반인이 확인하기 힘든 필터 모델명을 공개하는가 하면, 이틀 만에 전자제품 모델명을 추가 공개하면서 엉뚱한 회사 제품을 넣는 등 오류를 연발했다.

당초 유독물질이 들어간 필터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가 오명을 벗은 코웨이는 발표 당일 항의전화가 빗발치더니 다시 판매량이 급등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가 OIT 제품이 제일 많았다는 자료가 나온 후 항의하는 고객들에게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았다”며 “이틀 후 환경부가 정정발표를 하고나서는 인터넷 포털의 ‘단기간 판매 급등제품’에 올라갈 정도로 판매가 다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염 속에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시장이나 황사·미세먼지로 급성장해 올해 전체 매출 1조원까지 내다봤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달부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면 구매가격의 10%를 돌려주는 제도가 시행됐지만 이런 분위기에 판매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업체들은 “믿을만한 브랜드라 3M 제품을 썼고 위해성 여부는 몰랐다”는 입장이나 아직 3M 측과 피해보상에 대한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사용된 항균필터는 모두 3M이 제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M 측과의 협의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현재는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유해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해 혼선을 줄여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옥시 사태 충격으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유해하다고 하면 유해성 정도나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꺼릴 정도로 민감해졌다”면서 “정부가 OIT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유해 정도나 여부, 인체 영향 등을 면밀하게 따져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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