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안을채

매거진 2016. 7. 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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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꼭 맞춘 집

세 번의 이사 끝에 가족과 자연을 껴안은 집을 만났다. 이전과 달라진 일상이 조금은 낯설지만, 기분 좋은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당은 남쪽에, 살짝 꺾은 매스는 북쪽에 배치해 채광은 살리고 야외 활동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전주혁신도시 주택 지구는 각종 공공기관과 교육시설, 녹지와 수변 공간 등 안정적인 인프라와 생활친화적인 자연환경이 인접해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단번에 반할 만큼 쾌적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새로운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긍정적인 기운의 사람들로 가득한 이 곳에서 김병수, 최병숙 씨 부부를 만났다.

세 아이를 둔 건축주 부부의 단독주택을 향한 열망은 6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한 번 짓고 나면 그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탓인지 최적의 입지를 찾기 위해 오랜 나날을 보냈지만 선뜻 토지 구매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전셋집을 세 번이나 옮기게 되었고,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 아이가 졸업을 하면 영영 집을 지을 수 없을 것만 같아 이번에는 큰맘 먹고 결정을 하게 되었다.


내부공간이 반영된 지붕은 생동감 넘치는 스카이라인을 만든다. 
수변 공간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 보행을 위한 디딤돌, 요긴한 식재료가 되어주는 텃밭, 아이를 위한 그네 등 외부 공간도 알차게 꾸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 대지면적 : 264.1㎡(79.89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8.49㎡(26.76평) / 연면적 : 135.81㎡(41.08평) / 건폐율 : 33.01%  / 용적률 :     49.38%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7.43m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바깥쪽(OSB합판) 안쪽(석고보드), 내벽 2×4 구조목 +석고보드, 지붕 - 마룻대 2×10, 서까래 2×8 구조목

지붕마감재 : 알루미늄징크 / 단열재 : 글라스울 / 외벽마감재 : 스터코(라하브라), 탄화목(캔우드) / 창호재 : 독일식 시스템창호 베카

기획설계 : 광야건축사사무소

실시설계 : ㈜종합건축사사무소 토우재

시공 : 꿈꾸는목수 1599-1723,  www.woodenhouse.kr


외부 데크와 연결된 거실. 열효율이 좋은 벽난로 덕택에 난방비 걱정을 덜었다.


이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진 결정적인 계기는 집에 대한 접근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30년 살 집이 아니라 3년 살고 다시 이사 갈 수도 있고, 마음에 안 들면 아파트로 다시 가도 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클 때까지 입으라고 지금 맞지 않는 옷을 입히고 싶지 않았어요.”

지역의 여러 업체를 두고 고민하던 중, 근래 단독주택을 지어 만족감을 드러낸 회사 동료가 소개해 준 명함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학교 동창이었던 ‘꿈꾸는목수’ 대표의 어린 시절 성품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신뢰감을 갖고 일을 맡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집을 포함해 ㈔한국목조건축협회의 목조주택 시공 검증 시스템인 5-STAR 인증주택을 세 채나 지었으니 그 실력도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판단했다.

5-STAR 인증 주택을 선택한 건 집을 짓기로 한 이유와도 연결된다. 지금 당장 가족에게 꼭 맞는 주택을 짓되 훗날 아이들이 성장하거나 출가를 하게 되면 가족 구성원,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게 되는데 그 때는 집을 팔고 새로 집을 짓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것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라 소위 말해 ‘땅값만 있고 집값은 없다’고들 하지만 집을 팔 때 말로만 이 집의 단열성능이나 견고함을 말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아 객관적인 품질인증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집은 ㈔한국목조건축협회의 목조 건축물 품질인증제도인 5-STAR 인증 117호 주택이다. 
꺾인 매스로 인해 애매해질 수 있는 공간을 계단 밑 서재로 만들었다. 평상처럼 만들어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   청고벽돌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주방


집은 도로에서 봤을 때 높낮이가 다른 경사지붕이 공간의 켜를 암시하고 다양한 각도의 지붕선이 다채로운 입면을 선사한다. 대지의 북쪽엔 매스를, 남쪽엔 마당을 배치했는데, 매스를 남서쪽으로 살짝 틀고 그 부분에 거실을 두어 건너편 수변공원의 시원한 조망을 확보했다. 오로지 정남향을 얻기 위해 옆집의 꽁무니만 바라보게 배치한 다른 집들과 달리 남서향을 받으면서도 이곳이 아니면 절대 경험하지 못할 탁 트인 전망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1층은 거실과 주방, 안방으로 구성했고, 2층은 아이들 방과 다락공간을 두었다. 현관에 들어서면 곧게 뻗은 복도를 통해 모든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고 아이들이 귀가 후 자연스레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별도로 분리한 세면대를 가까이 두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외부와 연결된 보조주방과 청고 벽돌로 포인트를 준 메인 주방, 널찍한 다용도실을 ‘一’자로 설계해 활동성을 높이고 식탁으로 사용하는 아일랜드는 복도와의 경계역할을 겸한다.

매스가 꺾이면서 낭비될 수도 있었던 공간을 계단 아래의 아늑한 서재공간으로 꾸려 알차게 활용했고, 걸터앉을 정도의 높이로 평상을 만들어 실용성을 높였다.


우드 톤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 아이들 공부방
박공선을 살려 공간감이 느껴지는 안방
천창을 낸 다락은 가끔 손님방으로 쓰거나 낮잠을 자기 좋은 공간이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DID벽지, 신한벽지) / 바닥재 :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보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대림

주방가구 : 한샘 / 조명 : 광주 현조명

계단재 : 계단판(미송), 난간(잡철) / 현관문 : 코렐시스템도어

방문 : 예림 / 아트월 : 아이큐브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라취상판


2층은 온전히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아이들이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붕의 선을 살린 천장, 박공 모양의 개구부,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다락, 막내가 숨기 딱 좋은 동굴 공간까지 아이들의,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집 짓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완성된 집을 지어야 한다거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집을 짓기보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면 결론은 간단해지는 것 같아요.”

5-STAR 인증을 받아 튼튼한 구조만큼이나 가족에 대한 애정이 단단했던 건축주 가족에게 앞으로 화목하고 건강한 날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집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 언제든 산책하기 좋다. 


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7월호 / Vol.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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