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보다 값진 땀방울' 팬들의 마음을 울린 곽희주의 투혼

도영인 2016. 7. 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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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수원 삼성 수비수 곽희주에게 지난 13일 열린 성남과의 FA컵 8강전은 그 어느때보다 특별한 경기였다.

수원 삼성 서포터들은 지난 2일 울산 원정 직후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았다. 경기 내내 리드를 이어가던 수원 삼성은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내주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올시즌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던터라 팬들의 허탈함은 극에 달했고, 결국 단체행동을 나섰다. 서정원 감독이 버스에서 내려 대화를 통해 상황이 종료됐지만 그 여파는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 날 선수단은 경기 직후 KTX로 이동했지만 곽희주는 구단 버스를 이용해 상경했다. 버스에서 울산전 패배를 되짚으면서 생각에 잠긴 곽희주는 눈물을 쏟아냈고, 퉁퉁 부은 눈으로 휴게소에 들렀다가 그 모습이 일부 팬들에게 목격이 되기도 했다.

2003년 수원 삼성에 입단하면서 프로에 데뷔한 곽희주는 K리그에서 원클럽맨으로 활동했다. 수원 삼성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최근 부진에 대한 책임감도 그만큼 컸다. 지난 10일 열린 수원더비에서는 서포터들이 응원 플래카드들이 모두 거꾸로 걸렸다. 최근 팀의 부진에 대한 항의성 표현이었다. 곽희주는 벤치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FA컵 8강전에 중앙수비수로 선발출전한 곽희주는 팬들에게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몸이 부서질때까지 뛰었다. 이 날 경기에서 120분을 모두 소화한 선수는 곽희주를 비롯해 염기훈 권창훈 조원희 등 4명이다. 전반 초반 수비형 미드필더 이종성이 퇴장을 당했고, 추가시간에는 중앙 수비 파트너인 구자룡마저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곽희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필드 플레이어 2명이 빠진 상황이라 한발이라도 연장에 접어든 이후에는 두차례나 근육 경련으로 인해 들 것에 실려나왔다.

응급 처치를 받고 일어나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상대의 공격이 오면 몸을 던지는 태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서정원 감독도 곽희주의 투혼을 극찬했다. 그는 “곽희주는 여러 곳에 쥐가 나서 힘들었다. 쥐가 나는 부위가 점점 점점 올라오면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끝까지 피를 뽑아 내면서 누워 있을 새도 없이 그라운드에 나가겠다고 했다. 그 정신력이 오늘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곽희주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승리를 따낸 것은 팬들의 힘이라 평가했다. 그는 “서포터들이 우리에게 마법을 걸어주었다. 팬들 덕분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면서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그는 수원 더비 승리와 FA컵 4강 진출에도 팬들에게 아직 갚을 빚이 많아 있다고 강조했다. 곽희주는 “아직 우리는 박수를 받기 이르다.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다. 계속해서 이길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정도로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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