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 수원삼성이 주저앉으면 안 되는 이유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6. 7. 14. 0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수원=김명석 기자] “힘을 내라 수원! 힘을 내라 수원!”

수원삼성과 성남FC의 2016 KEB 하나은행 FA컵 8강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1-0으로 앞선 수원이 수비라인을 잔뜩 내린 채 수비에 몰두했다. 서정원 감독도 공격수들을 연거푸 빼고, 미드필더들을 투입했다. 1골을 더 넣기보다는, 1골의 리드를 지키겠다는 의도였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수원은 전반에만 2명이 퇴장을 당했다. 이종성이 전반 중반, 구자룡이 전반 막판 각각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김태윤이 퇴장 당한 성남보다 1명이 더 적은 채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9대10의 싸움. 수원이 꺼내들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버티는 것’이었다.

그 순간, 수원 서포터스석에서 힘찬 응원구호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힘을 내라”는 목소리였다.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의 외침은 일반 관중석에 앉은 관중들에게까지 전파됐다. 수적 열세 속 몸을 내던지며 버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한 간절한 외침이기도 했다.

다만 수원은 끝내 버텨내지 못했다. 상대의 총공세를 잘 버텨내고도, 후반 39분 피투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남은 시간, 수원은 수적 열세를 안고 균형을 깨트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상대가 성남임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점을 내준 직후, 수원 서포터스석에서 또 다시 응원구호가 울려 퍼졌다. 실점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기보다는, 다시금 힘을 내달라는 응원의 목소리였다. 뿐만 아니라 서포터스는 다양한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다. 경기장은 프렌테 트리콜로와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로 가득 찼다. 수적 열세에 몰린 수원이 이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거센 반격에 나설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다.

결국 수원은 승부차기 끝에 성남을 눌렀다. 9대10의 열세 속에 후반전 45분과 연장 전·후반 30분을 모두 버텨낸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었다. 짜릿한 승전보에 선수들은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고, 곧 경기 내내 목청껏 목소리를 높여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올 시즌 수원은 서포터스 앞에 대부분 고개를 숙였다. 성적 부진 때문이었다. 서포터스도 구단 버스를 막거나 걸개를 뒤집어 놓는 등 부진에 대해 거듭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그런 와중에도 수원 서포터스의 응원은 늘 우렁찼다. 그리고 이날 역시도 수원의 뒤에는 '든든한 지지자들'이 있었다. 올 시즌 거듭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원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는 혹은 주저앉으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반전을 이뤄내려면 주변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팬분들이 더욱 소리를 질러주시면서 선수들을 북돋아주셨다”면서 “그런 것들이 아주 큰 힘이 됐다. 오늘 승리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의 힘도 컸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