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첨벙' 박태환이 가져다 줄 선물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6. 7. 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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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법원, 박태화 손 들어줘...리우행 기정사실화
메달 획득 여부 떠나 ‘남의 잔치’ 구경 면해

박태환의 리우올림픽행 길이 열렸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금지약물복용 이중처벌 논란'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난항을 겪어온 박태환에게 마침내 길이 활짝 열렸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부장 염기창)는 지난 1일 박태환 측이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의 올림픽 대표 선발 기준을 만족한 항소인 박태환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격이 있다"고 적었다.

또 "세계반도핑규정 위반으로 받은 징계를 완료한 선수에게 3년간 국가대표 참여를 못하게 하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는 적법했다"면서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의 규정은 효력이 없고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태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는 법원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번 결정으로 박태환의 국가대표 선발 논란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 만일 대한체육회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AS 제소의 큰 의미가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오늘 결정으로 CAS가 더욱 편하게 결정을 내리지 않겠느냐. 법원이 CAS에 지원을 해준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CAS의 결정 내용이 나온 이후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여전히 박태환의 리우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CAS의 결정 역시 박태환의 손을 들어줄 것이 확실시 된다는 점에서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기정사실이 됐다. 수개월을 끌어온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문제는 사실상 박태환 측의 완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이제 관심은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수영팀에 합류해 리우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섰을 때 과연 메달을 따낼 경쟁력이 있느냐는 문제로 옮겨가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태환 개인의 국제경쟁력은 여전히 충분할 뿐만 아니라, 그의 대표팀 합류로 한국 수영 국가대표팀의 리우 올림픽 본선 경쟁 역시 업그레이드된다고 할 수 있다.

박태환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이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동아수영대회 기간 중 “박태환은 대한민국 수영의 유일무이한 세계 경쟁력"이라고 한 말은 허풍이 아니다.

대한수영연맹은 오는 8일까지 FINA에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데 FINA는 이에 앞서 오는 4일 리우 올림픽 출전 자격이 있는 한국 국적 선수 명단을 대한수영연맹측에 보내올 예정이다. 물론 이 명단에는 올림픽 A기준기록을 충족한 박태환도 포함된다.

국가대표 1,2차 선발전에서 올림픽 B기준 기록을 통과한 남자선수들은 총 11명이다. 박태환은 국내 남자 선수들 가운데 자유형 전 종목 A기준기록을 통과한 유일한 선수다. A기준기록을 통과했다는 의미는 리우 올림픽 본선에서 종목별 결선 진출과 시상대에 설 수 있는 최소한의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박태환의 출전으로 B기준기록을 통과한 국내 수영 유망주 수 명의 리우행이 좌절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박태환이 후배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지적은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

박태환은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2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박태환의 기록은 그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 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박태환의 출전으로 한국 수영 대표팀이나 리우 올림픽 수영을 지켜볼 국민들에게 리우 올림픽 무대가 결코 '남의 잔치'가 되지 않게 됐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같은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는 15분 10초 95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13초가량 뒤졌지만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A기준 기록은 4초 차로 통과했다.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6초31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역시 올림픽 A기준기록(1분47초97)을 충족한 기록이며 올 시즌 아시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마지막으로 동아수영대회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하면서 작성한 기록은 48초91의 대회신기록으로 올림픽 출전 A기준기록(48초99)을 통과하는 기록이었다.

박태환은 2일 끝난 호주그랑프리에 출전해 자유형 400m에서 3분49초18로 3위, 100m에서 51초29로 9위, 200m에서 1분49초30(결승기록 1분50초10)으로 4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자신의 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까지 아직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고, 올림픽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컨디션 유지를 위해 출전한 대회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박태환의 본선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울러 박태환의 출전으로 한국 수영 대표팀이나 리우 올림픽 수영을 지켜볼 국민들에게 리우 올림픽 무대가 결코 ‘남의 잔치’가 되지 않게 됐다.

한국 수영의 레전드 박태환의 존재감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미칠 심리적 상승효과를 감안하면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으로 한국 수영이 가질 경쟁력은 충분히 설명이 된다. 결국,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한국 수영에 무시할 수 없는 선물을 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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