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의 버스 점거까지 불러온 수원 삼성,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도영인 2016. 7.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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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2일 울산 원정에서 역전패한 뒤 구단 버스를 가로막은 서포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독자 제공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악몽같은 역전패의 후유증은 너무나 컸다. 수원 삼성이 올시즌 내내 되풀이 해 온 약점이 극단적인 패배로 나타나자 팬들도 폭발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줄곧 1-0 리드를 지켰지만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연이어 2골을 실점하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올 시즌 수원 삼성은 유독 선제골을 넣은 뒤 경기 막판에 실점을 내주면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가 잦았다.

그런 와중에 울산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연속 실점으로 최악의 경기를 연출했다. 폭우속에서도 수원 삼성을 응원하기 위해 울산을 찾은 원정팬들은 경기 직후 어이없는 패배에 분노했다.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는 선수단 버스를 막아서며 서정원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결국 서 감독은 버스에서 내려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겠다. 잘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팬들의 분노를 잠재웠다.

수원 삼성에게 울산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져 온 부진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수원 삼성은 지난 14라운드 전북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변화를 줬다. 전북전에서는 아쉽게 막판 실점으로 패배를 당했지만 이어진 서울과의 올시즌 두번째 슈퍼매치에서는 1-1 무승부를 거뒀고 16라운드 제주전에서는 올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소화하며 승리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어진 17라운드 광주전에서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결국 0-2 완패를 당했다.

서 감독은 울산전에서 포백 전술로 또 한번 변화의 칼을 뽑아들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광주전에 나섰던 베스트11 가운데 9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박현범과 올시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종성이 올 시즌 처음 더블볼란치로 호흡을 맞췄고 2선 공격진에는 염기훈과 산토스를 벤치에 앉히는 등 과감한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울산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면 수원 삼성에게는 더 없이 좋은 터닝포인트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고질병과 같은 경기 막판 실점으로 인해 패배를 당하자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망연자실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부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을 여과없이 드러냈고 서 감독은 한동안 벤치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특히 이 날은 최근 영입한 챌린지 득점왕 출신의 조나탄이 처음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경기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수원 삼성에게는 더 이상 떨어질 나락도 없어 보인다.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심을 찾기 위해서는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분명한만큼 해결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1%의 가능성이 있다면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해왔다. 수원 삼성은 아직 올시즌 리그 20경기가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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