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우조선 드릴십 인수 위해 3.7억달러 추가보증 요구

권화순|김진형 기자|기자 입력 2016. 7. 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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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보증기관 빠지자 무보에 추가보증 요구..인도 지연시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가능성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김진형 기자] [노르웨이 보증기관 빠지자 무보에 추가보증 요구..인도 지연시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가능성]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드릴십 인도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에 100% 보증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2000년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한 장보고-Ⅰ(209급) 잠수함의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난골이 1조원 규모(9억9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대우조선에 발주한 선박을 인도할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보가 단일 건으로 이 정도 규모의 보증을 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난골 최고경영자인 이자벨 두스산투스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에 입국해 대우조선 등과 드릴십 인도 시점을 협의 중이다. 소난골은 대우조선에 발주한 드릴십 2척을 지난달 말과 이달말에 각각 인도키로 했으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겨 인도가 지연됐다.

소난골은 인도 대금의 20%에 해당하는 2660억원을 선납했으나 나머지 80%인 9억9000만달러를 마련하지 못했다. 소난골은 당초 영국 런던 SC은행이 주관사를 맡은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인도 잔금을 마련하려 했다. 이 신디케이트론에는 무보가 6억2000만 달러(62%),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 GIEK가 3억7000만 달러(38%)를 각각 보증하기로 했으나 최근 GIEK가 발을 빼면서 자금 조달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소난골이 노르웨이 GIEK 보증 문제로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되자 한국 무보에 추가 보증을 요구한 상태"라며 "무보가 GIEK 보증분까지 추가해 100%를 보증해 주겠다고 결정하면 SC은행 등을 통한 인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 의지가 확고하고 회장이 직접 방한해 대우조선 거제 옥포 조선소를 방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릴십 인도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이자벨 두스산투스 소난골 회장은 앙골라 대통령의 딸이며 소난골은 앙골라 GDP(국내총생산)의 50%를 차지하는 국영기업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에서는 무보가 보증을 종전 대비 38% 이상 확대한다고 해도 드릴십이나 석유광권 등을 담보로 잡으면 추가 보증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무보가 단일 건으로 1조원 넘게 보증한 전례가 없고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으로 보증 한도가 차면 다른 기업에 대한 보증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난골이 자금 문제로 드립십 인도를 계속 미룰 경우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1조원 규모의 인도 자금을 손에 쥐지 못하면 오는 9월초 만기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드릴십 인도 마감시한인 7월말이 "대우조선 운명의 첫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만 "소난골의 인도가 지연되더라도 대우조선이 다른 선주의 인도 자금을 미리 받는 방법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플랜 B'는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악의 유동성 부족 문제는 당장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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