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경제는 전문가가..난 범죄전쟁 집중"

황윤정 기자 2016. 6. 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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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이코노미스트 아냐..범죄 척결에 초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필리핀의 신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공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공언했다. 그는 자신은 범죄 척결에 집중하고 경제 부문은 전문가들에게 일임한다는 입장이다.

◇범죄 척결·빈곤 퇴치 의지…"경제는 전문가가"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취임했다. 이미 취임 전에 수십명의 마약상을 경찰들이 사살한 가운데, 두테르테는 앞으로도 '범죄 척결' 공약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빈곤을 퇴치하겠다는 약속도 거듭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통령의 힘과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은 범죄와의 전쟁에 집중하고 그의 내각 관료들이 공공 지출을 늘리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테르테는 미성년자들에 대한 통행금지 조치와 새벽 1시 이후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의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며 “나는 변호사였고 이코노미스트인척 행세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높은 성장세 구가…"빈곤·교통·부패" 과제 남아

베니그노 아키노 전임 대통령은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필리핀의 신용등급이 처음으로 투자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부패 문제와 수도 마닐라의 교통 정체 문제는 여전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런던 소재 애버딘자산운용의 신흥국 채권 부문 대표인 에드윈 구티에레즈는 “법 체계를 강화하고 범죄 척결에 집중하는 것은 필리핀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부패 문제까지 포함하면 필리핀에게는 많은 여정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보다 경제적 청사진에 집중하는 대통령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달 두테르테가 선거에서 승리한 후 취임하기까지 수십명의 마약상이 처형당했고 수천명이 자수했다. 로날드 델라 로사 총경은 “마약과의 전쟁은 더욱 피비린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범죄자들은 도망가거나 항복하거나 우리와 싸우는 것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를로스 도밍게즈 재무장관은 “아키노 대통령 재임 당시 필리핀 경제는 높은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가난, 교통, 범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밝히며 “두테르테의 리더십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포퓰리즘 공약에 우려감도…"시간 필요할 것"

두테르테 정부는 중국의 경기 둔화를 포함해 글로벌 경제에 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출발하게 됐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필리핀 정부는 내수 수요를 진작시키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포퓰리즘 공약으로 당선된 모든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시선이 그러하듯,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키노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뒤집고 개혁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메이뱅크의 사크티안디 수파아크 투자 전략가는 지역을 담당하던 정치인이 한 국가 전체를 지배하게 됐을 때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두테르테는 지난 20여년 간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했다.

이에 대해 DBS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군디 카히야디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기대감이 매우 높았었다”고 회상하며 “변화는 빨리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경제 구조 개혁이 하룻밤 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하며 “인도네시아를 한순간에 싱가포르로 바꿀 수 없듯, 필리핀을 하루 만에 싱가포르로 바꿀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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