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사망사고' 서랍장 리콜 韓 제외 논란

양종곤 기자 입력 2016. 6. 29. 07:20 수정 2016. 6. 29. 09: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망사고' 서랍장 미국·캐나다서만 리콜.."제품 결함아냐" '표기미흡' 초콜릿 전세계 리콜.."국가별 특성 반영 결정"
이케아 말름서랍장 조립방법 자료제공 = 이케아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가 통일성 없는 리콜 기준으로 고객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사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해 전세계 매장 리콜을 결정하면서 정작 사망사고를 일으킨 제품은 일부 국가에서만 리콜에 나선다.

◇미국 아이는 다치고 한국 아이는 안 다친다? 29일 이케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이케아는 말름서랍장 시리즈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말름서랍장의 사고 위험 가능성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이케아의 서랍장이 넘어져서 아이가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또다시 아이 1명이 이 서랍장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랍장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서랍장이 벽에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케아가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벽에 서랍장을 고정해야 한다.

이케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리콜을 실시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사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고객의 제품 조립 및 시공은 유럽과 같은 서구권에서 보편화된 문화다. 한국의 경우 가구 완제품을 사고 제3자에 시공을 맡기는 방식이 더 익숙하다. 한국 고객이 조립과 시공에 서툴러 서랍장 사고 위험 가능성에 더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사고 가능성만으로 전세계 리콜 결정 최근 이같은 리콜 결정에 배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케아의 다크초콜릿(쇼클라드 뫼르크)과 다크초콜릿70%(쇼클라드 뫼르크 70%) 등 2종은 일본에서 14일, 한국 등 이케아 진출국가에서 27일부터 리콜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2개월 전 일본에서 최초 문제가 됐다. 4월28일 일본에서 이 제품을 먹은 9세 남자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제품 겉면에 우유, 헤이즐넛 등 함유성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이들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던 남자아이가 제품 성분을 모르고 먹은 것이다.

이케아는 이달 9일자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매장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사고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게 이케아 측의 입장이다. 일본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아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성 없는 리콜…글로벌기업의 차별? 물론 이케아와 같은 세계 각국에 진출한 기업의 리콜 결정이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는 일은 흔하다.

예를 들어 제품 성분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 각국 국민의 인체 특성을 고려해 리콜이 제외되는 국가가 나온다. 국가별 제도 차이로 인해 불법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면 모든 진출국가에서 리콜을 적용하겠다는 본사 판단은 불합리하다.

하지만 사망사고와 같이 고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제품에 대해 동일한 리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보편적인 논리다.

일각에서는 말름서랍장의 판매 규모가 워낙 많은 탓에 이케아가 선별적인 리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케아가 말름서랍장의 정확한 판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7월 말름서랍장의 벽 고정이 문제가 되자 고객에게 제공한 '벽 고정 키트' 수량은 약 2700만개다. 최소 2700만개 이상 제품이 판매됐다는 얘기다.

이케아가 리콜 초콜릿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판매 수익은 약 7억4000만에 불과하다. 1500원짜리 다크초콜릿은 약 11만개, 2500원짜리 다크초콜릿70%는 약 23만개 팔렸다. 이 수익은 전 세계 매장에서 지난해 42조원 매출액을 거둔 이케아 입장에서 '푼돈'이다.

이케아는 진출 국가별 상황이 달라 리콜 결정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리콜의 판단은 스웨덴 본사에서 결정한다"며 "과거 몇몇 제품은 일부 국가에서만 리콜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한국에서 문제가 발생한 제품이 있다면 가장 먼저 리콜에 나설 수 있다"며 "'서랍장을 고정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고객이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배기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이 한국에서 배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번 사안도 글로벌기업이 한국시장, 한국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례처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ggm1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