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떠나는 마광수 "후회 없지만 억울하고 허탈하다"

2016. 6. 2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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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연세대 정년퇴임.."이제 성에 대해 쓰는 건 접겠다"

8월 연세대 정년퇴임…"이제 성에 대해 쓰는 건 접겠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후회는 없습니다. 내 소신이니까. 그런데 너무 두들겨 맞은 게 억울하네요."

마광수(65) 연세대 교수가 오는 8월 정년 퇴임한다. 1990년대 필화로 해직을 당해 자격 요건이 안 되는 그는 명예교수가 되지 못한다.

수없이 많은 풍파를 겪은 그는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억울하고 허탈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굉장히 허탈하고 억울하다. 너무나도 많은 풍파를 겪었다"면서 "우리 사회의 성 문화를 밝게 만들자고 시작한 건데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미친놈이라며 욕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마 교수는 시인 윤동주와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홍익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게 불과 28살 때다.

'천재'로 통하던 그는 1984년 모교에 부임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시련이 찾아왔다.

1992년 발표한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 교수는 어떤 풍파가 가장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이 사건을 꼽았다.

그는 "당시 그보다 더 야한 작품도 많았다. 어떻게 그게 구속감이 될 수 있느냐"라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였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한국처럼 성을 밝히는 나라가 어딨느냐"면서 "이 이중성을 없애자고 주장한 것뿐인데 나만 완전히 '동네북'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학생들의 복직 운동에 힘입어 힘들게 강단에 다시 섰으나 우울증 때문에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마 교수는 요즘 위장병에도 시달린다. 그는 이를 '울화병'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제는 몸을 좀 추슬러야 할 것 같다. 너무 허탈해서 몸이 아프다. 최근에 책을 많이 냈는데 잘 팔리지도 않는다"고 힘없이 말했다.

그는 8월에 산문집과 소설을 한 권씩 낼 예정이다. 이번 소설 '덧없는 것의 화려함'은 얼마나 야하냐고 묻자 "그냥 '쪼끔' 야하다"라며 허허 웃었다.

앞으로도 집필 활동은 이어갈 계획인 그는 야한 소설을 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에 대해서 쓰는 건 이제 좀 접으려고요. 징그러워요. 너무 불이익을 많이 받아서…."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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