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워라..中國 철강 2위·6위 합친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2016. 6.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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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철강 산업 구조조정 청사진을 내놨다.

27일 인민망(人民網)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 쉬샤오스(徐紹史) 주임(장관급)은 전날 톈진(天津)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올해 철강 생산 능력을 4500만t 감축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철강 산업에서 올해에만 18만명이 구조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말부터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을 언급해왔지만, 장관급 인사의 입을 통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올해에만 감산하겠다는 4500만t은 포스코 연간 생산량(4200만t)을 뛰어넘는 규모이다.

당장 국내 철강 업계는 환영을 표시했다. 중국발(發) 글로벌 공급 과잉이 차츰 해소되면서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 철강 업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중국발 위협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 화끈한 구조조정 나서

이날 공개된 안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중국 내 생산량 2위인 바오산(寶山)강철과 6위인 우한(武漢)강철을 합병하겠다”는 것이다. 두 업체가 합병하면 포스코를 한 단계 밀어내고<;표 참조>; 단숨에 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선다. 이날 중국 내 2위 철강사인 바오산강철과 중국 내 6위인 우한강철은 동시에 각각 “양사가 합병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두 철강사는 국유기업으로 합병은 중국 정부의 방침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 경쟁력도 있겠지만 당장 규모에서 중국 업체의 위협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쉬 주임은 이날 철강 외에도 석탄 생산량을 올해 2억8000만t 줄이고, 70만명을 구조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구조조정 대상 인력을 위한 실업수당 및 전직(轉職) 비용 등으로 1000억위안(약 18조원)의 구조조정 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구조조정 성과가 뛰어난 기업에 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업계…단기 환영, 장기 위협 증대

중국 철강 업계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로 내수 시장이 막히자 미국·유럽·아시아 등에 싼값에 밀어내기 수출을 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철강 가격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 세계 철강 업계는 공장 폐쇄 등 위기에 내몰렸다. 미국이 지난 5월 중국 철강 제품에 500%가 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통상 마찰’을 촉발시켰다.

이날 공개된 구조조정안에 대해 국내 철강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의 생산 능력(설비) 과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7000만t)의 5배 수준인 3억5000만t에 달해 단번에 모든 과잉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올해 4500만t 설비 감축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오산·우한강철은 합병 후 생산량 조절이 더 수월해지고, 가격 협상력이 높아져 손해를 보면서까지 덤핑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가격 질서가 자리 잡게 되면 국내 철강사들도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오산·우한강철이 합병으로 탄생하는 연 생산량 6000만t의 세계 2위 철강사가 글로벌 철강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오산강철은 생산량으로는 허베이(河北)철강에 이은 중국 2위지만, 주로 중저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허베이철강과는 달리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실질적인 강자로 평가받는다. 우한강철 역시 바오산강철과 함께 고급 강판 제조 능력을 갖춘 업체로 꼽힌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바오산과 우한의 합병은 강강(强强) 연합으로 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철강사들의 기술 수준도 한국을 바짝 따라오고 있어 긴장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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