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악재·갈등..'혼돈의 영국' 총체적 위기

정재영 2016. 6. 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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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서 브렉시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반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산업화 시대 이후 영국은 체질을 바꿔 유럽 금융 중심지 역할을 도맡았는데, 이번 투표로 금융 중심지가 프랑스나 독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런던 의사당 등 영국 전역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는 젊은 층의 시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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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총선 가능성에 정치권 분열 / 국민 투표 무효화 추진도 악재 / 수입 의존 식탁 물가 폭등 우려 / 신·구 세대 갈등 증폭 시위 확산

영국이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서 브렉시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반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코빈 대표는 전날 BBC방송 인터뷰에서 “코빈이 대표로 있는 한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한 힐러리 벤 예비내각 외무담당을 해임했다. 이후 벤의 예비내각 동료 의원 7명이 무더기로 사임했다. 앞서 노동당 텃밭에서조차 당론과 다른 EU 탈퇴가 우위로 나오자 (反)코빈 여론이 확산했다.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코빈 불신임안을 내놨다. BBC방송은 “코빈 불신임안이 28일 비밀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 잔류에 62%가 표를 던진 스코틀랜드에서는 국민투표 결과를 무효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는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았다”며 의회가 국민투표 결과를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 이후 스코틀랜드의 독립 지지율도 상승했다. 이날 스코틀랜드 매체 데일리레코드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다시 하면 54%가 찬성, 46%는 반대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때는 55%가 반대, 45%가 찬성해 안건이 부결됐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은 식품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EU 탈퇴로 식탁물가가 치솟을 것을 우려했다. 영국은 농수산품의 40%를 다른 EU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2014년 영국 농민의 연간 수입 가운데 55%가 EU 보조금이었다. EU 탈퇴로 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영국 농민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EU로 수출하는 양고기나 치즈 가공업도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산업화 시대 이후 영국은 체질을 바꿔 유럽 금융 중심지 역할을 도맡았는데, 이번 투표로 금융 중심지가 프랑스나 독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FT는 아울러 영국 기업들이 고용을 동결하거나 투자를 줄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재계 지도자 단체(IoD)가 24∼26일 재계 인사 10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3분의 2는 브렉시트가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25%가 고용을 동결하겠다고 했고, 5%는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를 줄인다는 비율은 40%에 육박했고, 20%는 일부 사업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 의사당 등 영국 전역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는 젊은 층의 시위가 이어졌다. EU 잔류를 원했던 젊은 층은 “엄마, 아빠 세대에 우리 미래를 저당 잡혔다”며 EU 탈퇴에 표를 던진 중·장년층을 비난하고 있다. 투표권이 없는 18세 미만 청소년들도 ‘나는 영국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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