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닷길전쟁①]파나마운하 확장..큰 배 가진 곳이 이긴다

심언기 기자 입력 2016. 6. 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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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선 1만4천 TEU급도 통과..선박 대형화 촉진
26일 (현지시간) 중국계 코스코 쉬핑 파나마호가 9년 공사 끝에 확장 개통식이 진행되는 동안 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1914년 물길을 튼 지 102년 만에 통항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세계 해운물류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파나마 운하가 확장·재개통 되면서 세계 해운업계 경쟁이 동맹 재편에 이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파나마 운하를 통해 초대형 선박 통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해운업계는 선대 재편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미주 물량 증대 기대감과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하락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적선사들도 대형 선박을 잇따라 투입하며 바닷길 경쟁에 가세했다.

◇ 파나마운하에 몰리는 초대형선들…한진·현대도 편대 재편

아메리카 대륙 중단을 가로지르는 총 연장 82Km의 파나마 운하는 최대 4500TEU급 규모의 컨테이너선만이 통과 가능했다. 파나마 정부는 52억5000만 달러를 들인 대대적 확장 공사 끝에 지난 26일(현지시간) 재개통식을 열었다.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식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양대 국가 원수가 직접 참석할 정도로 파나마운하의 지정학적 위치와 그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대통령특사로 참석했다.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1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오갈 수 있게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도 출렁이고 있다. 2M, 오션, THE얼라이언스 등 3대 해운동맹은 앞다퉈 1만TEU급 선박을 투입하며 노선 재편에 한창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존 3400TEU급 8척, 4000TEU급 2척을 투입해온 한진해운은 6500TEU급 8척과 75000TEU급 2척으로 몸집을 불렸다.

현대상선은 1만TEU급 5척 용선계약을 새로 맺어 이들 모두를 미주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새롭게 용선한 1만TEU급 '새탄호'는 시범운항을 거쳐 이날 오후 첫 운항에 나선다. 청도항을 출발한 새탄호는 7월말께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예정이다.

◇뉴욕항 2018년 초대형선박 입항 가능…시간 번 한진·현대

파나마운하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통과할 수 있지만 당분간 선단은 1만TEU급 이하로 꾸려질 전망이다. 미국 동부 최대 요충항인 뉴욕항에 진입하려면 베이온 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높이 제한으로 9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한계다.

뉴욕시는 현재 베이온 다리의 높이를 20여미터 높이고 바닥 터를 파는 확장 공사에 한창이다. 2017년말 작업이 마무리되면 2018년부터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뉴욕항에 들어갈 수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미주 노선에 6500~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미주노선에 투입한 1만TEU급 선박도 100% 선적은 어려운 상황이다.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미주 노선 컨테이너선 경쟁이 심해지고 결국 운임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그러나 뉴욕항의 한계로 컨테이너선 몸집 불리기에 제약이 있는 만큼, 미주 노선이 주력인 국내 선사들도 해볼만한 싸움이 됐다. 나란히 자율협약에 돌입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으로선 다소 시간을 벌게된 셈이다.

양대 국적선사들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선박펀드 등을 통해 초대형선박을 도입하면 미주노선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2 수해즈운하에서 시범운항을 하고 있다© AFP=뉴스1

◇운하도 경쟁...수에즈운하 통과료 인하

저가운임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에즈운하를 소유한 이집트 정부는 최근 통행료 30% 인하를 선언했다. 파나마운하 재개통으로 태평양~대서양~지중해를 잇는 기존 세계항로에 판도변화가 일어나자 다급해진 이집트 정부가 통행료 인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다수 해운사들은 여전히 수에즈운하 통행료가 비싸다며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타운을 돌아서 운항하고 있다. 향후 파나마운하 이용이 활발해질수록 수에즈운하 통행료는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수에즈운하 견제를 위해 파나마 정부도 통행료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중소 해운사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선박이 미주 노선에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중소형 선박이 아시아 노선에 재배치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파나마운하 개통식에 참석한 김영근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케스케이딩 효과(Cascading Effect,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대형선박이 투입됨으로써 기존 파나마운하 통항선박들이 다른 항로로 전배되는 현상)와 미주 항로 공급과잉 등으로 전 세계 해운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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