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애달픈 43년"..故 김성민, 희망 주고 영면으로

김지현 2016. 6. 2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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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너무 애달파서 차마 부르기 아까운 그 이름 고(故)김성민. 늘 절박한 심정으로 살았던 그는 더 절박한 이들이 별이 돼 떠났다.

지난 24일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한 배우 김성민이 26일 뇌사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들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망 판정을 받은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가족은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이번 선택으로 무려 5명의 환우들이 새 삶을 얻는다.

가족들은 알려진 것과 달리 브리핑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침통한 분위기라고 한다. 김성민은 이날 오후 장기 적출 수술에 들어갔다. 가족들은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했던 김성민은 다른 이에게 새 삶을 주는 방식으로 세상과 이별했다.

고인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1995년 극단 ‘성좌’ 단원으로 연기를 시작해 오랜 시간 무명으로 지내던 그는 2002년 MBC ‘인어아가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MBC ‘앞집 여자’, ‘왕꽃 선녀님’, SBS ‘돌아온 싱글’, MBC ‘환상의 커플’, 영화 ‘상사부일체’ 등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또 KBS2 예능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도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상을 보였다.

하지만 연이은 마약 파문은 그를 추락하게 만들었다. 2011년 3월 대마초와 필로폰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것. 이 사건으로 오랜 자숙 기간을 보낸 고인은 2012년 드라마 '우리 결혼할 수 있을까'로 복귀, 이듬해인 2013년 결혼 소식도 전하며 재도약을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대중이 완전히 그에게 돌아서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3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국내에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시키다 붙잡힌 일당들의 통화 내역에 그의 이름이 있었고, 결국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연이은 마약 파문에 그는 설 곳을 잃었다.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민은 매우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 힘든 것은 대중의 따가운 눈초리였을 것이다. 일이 없는 가장이었기에 가정 생활 역시 순탄치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인은 최근 술을 마실 때 마다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으로는 복귀에 대한 의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끝내 일어서지 못 했다.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생면부지의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떠나게 됐다. 떳떳한 죽음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장기 기증 결정은 분명 모두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고인의 43년 삶이 더욱 안타깝고 애처롭게 느껴진다. 부디 저 먼 곳에서는 마음의 평화가 가득하기를.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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