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대위 사무총장에 '비계파' 박명재 내정

유정인·허남설 기자 2016. 6. 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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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갈등 피하기’ 무색무취 인선…‘권성동 파동’ 어정쩡한 봉합

새누리당 계파 내홍이 ‘어정쩡한 봉합’에서 ‘물밑 전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승민 의원 복당 승인에서 비롯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내부의 이런저런 인적 구성 논란을 26일 무색무취한 사무총장 카드로 봉합했지만 갈 길이 멀다. 이미 각 계파는 차기 리더십을 정할 전당대회의 ‘사전포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박계 권성동 전 사무총장 후임으로 재선 박명재 의원(69·경북 포항남울릉·사진)을 내정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당 화합과 혁신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성공적인 전대 개최를 준비할 적임자”라고 내정 사유를 밝혔다.

‘박명재 카드’는 통상 3선급이 사무총장을 맡아온 데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그간 언급된 후보들이 계파색이 있었던 만큼,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택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박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되기도 하나, 계파를 따지기 어려운 인사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권 전 사무총장이 사퇴 조건으로 명시했던 친박계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 거취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 사무부총장이 당직을 유지할 경우 재선급이 나란히 사무총장과 부총장을 맡게 된다는 점과 비박계 반발이 부담이다. 김 사무부총장이 자진사퇴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인 전대 룰과 ‘전대 프레임’에 영향을 미칠 ‘총선 백서’도 남은 뇌관이다. 당장 비대위 1분과가 도입하기로 한 ‘모바일 사전투표’는 계파별 표정이 엇갈린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친박계가 앞서는 것으로 분석되는 ‘조직표’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지도체제 개편안도 비대위 통과를 거쳐 의원총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당 대표 후보가 난립한 친박계 일각에서 유불리를 고려한 ‘뒤집기’도 언급하고 있어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달 발간 예정인 4·13 총선 백서도 화약고다. 20대 총선 참패의 책임을 누구에게, 얼마나 높은 강도로 묻는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당권의 풍향’이 흔들릴 수 있다.

<유정인·허남설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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