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글까지 대필..SNS 세대 '긴 글 공포증'

이종훈 기자 2016. 6. 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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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젊은이들 SNS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소통에 익숙하다 보니, 긴 문장의 의사 표현엔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긴 글을 써야 할 땐 돈을 주고 대필 업체를 많이 이용하는데, 이런 글까지 남에게 맡기나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종훈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최근 취업에 필요한 자기소개서를 업체에 대필을 맡기는 건 유별난 일이 아닙니다.

[박상희(가명)/대필 경험 직장인 : 내가 대충 쓴 글을 보내면 거기(대필업체)서 많이 살을 붙여서 오기 때문에 큰 금액도 아니니까…. 서로 업체까지 공유할 정도로 많이 대중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젠 설레는 마음을 전하는 연애편지도, 미안한 감정을 담은 사과문도, 업체가 대신 써주는 시대입니다.

[김재화/대필업체 대표 : 사과문이랄까요. 아버지에게 전하는 유감의 표시를 글로 표현한 젊은 친구도 있었고요.]

SNS에 긴 글을 남길 때도 남의 손을 빌린다고 합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있는 카톡방에서 내 결혼식 때 너희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와줘서 축하 좀 해달라. 너희들 혼사 때도 (내가) 가서 충분히 축하로 답례를 하겠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조사해보니 이렇게 긴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평소에 글을 쓸 일이 별로 없어서'였습니다.

[박상희(가명)/대필 경험 직장인 : 어떻게 써야 될 지 일단 시작조차 굉장히 무섭고요. 내가 쓴 글이 맞는지 확신도 없고….]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짧은 감정표현에 익숙하고 답이 정해져 있는 글들은 쓸 수 있지만 사고가 필요한 긴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세대라고 할 수 있겠죠. 깊은 사고가 부재되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는 만큼 깊이 있는 사고를 자주 하고 이를 글로 써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위원양) 

이종훈 기자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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