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팍스아메리카나 vs 중국 굴기' 역학구도 영향은?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 6. 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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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푸틴 대통령과 '미국 견제' 성명, AIIB로 세 과시도..미·중 역학관계에도 브렉시트 급부상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시진핑 주석-푸틴 대통령과 '미국 견제' 성명, AIIB로 세 과시도…미·중 역학관계에도 브렉시트 급부상]

브렉시트가 미국과 중국의 역학 관계에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지난 25일 중국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미국을 견제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전 세계 5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AIIB 연차 총회도 이날 베이징에서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영국과 중국의 관계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중국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위안화 글로벌화와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같은 중국의 대국 정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 대 "중국과 러시아"로 압축되는 세계 역학 구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세계적 패권 국가로서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팍스 아메리카나'에 유리할 지, '중국 굴기'(대국으로 우뚝 일어섬)에 더 득이 될 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0월 영국 방문 시 합의한 중·영 황금시대 합의안들이 예정대로 이행될 지도 주목거리다.

26일 중국 참고소식망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결정된 다음날인 25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미국을 견제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무력 사용 및 무력 위협에 반대하며 다른 국가의 제재를 쉽게 수용하고 이를 통해 위협을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와 공조 강화 '미국 견제'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해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힘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짙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 필리핀 등이 연합해 중국을 포위하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다 러시아는 우크라니아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결 구도를 띠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 강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찾기 전 중국 신화사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 신뢰는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한 것도 팍스 아메리카나를 견제하려는 양국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중국이 주도하고 전 세계 57개 회원국이 참석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제1차 연차총회가 개최된 것도 의미심장하다. AIIB는 연내 12억달러의 대출 프로젝트를 아시아 전역에서 진행할 계획인데 이번 총회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등 중국 주변 국가에 5억900만달러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보다 앞서 중국을 방문한 메르겔 독일 총리와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행보에 나서는 등 전 세계를 향해 대국 굴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가 아직 '중국 대 유럽연합' 역학 관계는 물론 '미국 대 영국·유럽연합'의 역학관계 중 어느 쪽에 더 유리할 지는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 영국이 지난해 10월 시 주석의 영국 방문 이후 미국에게 보란 듯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한 것을 고려할 때 브렉시트가 중국에게 다소 불리한 국면이라는 지적이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롱 부원장은 “지금까지 중국을 향해 다양한 기술 원조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가 영국이었다”며 “이 때문에 미국은 영국을 향해 끊임없이 군사용 기술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졌다”고 밝혔다. 영국은 중국이 유럽연합에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도 자처해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맡기도 했다.

◇'유럽연합 끌어안기' 미·중 포석 강화할 듯

이 때문에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중국과 영국 관계는 물론 중국과 유럽연합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면 미국이 최대 수혜자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국이 다소 소원해진 영국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팍스 아메리카나를 더 강화할 변수를 만났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시 주석은 브렉시트 투표 직전에도 폴란드와 세르비아, 우즈베키스탄을 잇따라 방문하며 동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유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대국 정책의 최대 관건인 일대일로가 성공하려면 유럽의 도움이 필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변수가 미국과 중국의 역학 구도에도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며 “아직까지 이 변수는 현재진행형으로 미국과 유럽연합 대 중국과 러시아의 구도 중 어느 진영에 유리할 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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