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재앙의 시작이다" vs "돈 벌 기회가 왔다"..엇갈리는 투자자들

송형석 / 김우섭 입력 2016. 6. 26. 18:05 수정 2016. 6. 2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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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어떻게 글로벌 증시 'L자형' 'V자형' 시나리오 팽팽 "위기 장기화"..달러화·금 투자비중 확대 "단기 급반등"..낙폭과대주 등 적극 매수

[ 송형석 / 김우섭 기자 ]
예기치 않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글로벌 증시가 추가 조정받고 원자재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대부분 금융회사 자산관리사(PB)들은 전했다. 그러나 일부 개인 자산가들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들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24일 오후부터 주가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와 낙폭 과대주 등을 분할 매수했다. 이번 사태를 우량 자산을 ‘쇼핑(저가 매수)’할 기회로 봤다는 얘기다.

○글로벌 증시, ‘L’자냐 ‘V’자냐

투자자의 반응이 조금씩 갈리는 것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글로벌 증시의 향방이 제각각인 것과 무관치 않다. 비관론자들은 향후 글로벌 증시가 ‘L자(字)형’ 모습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로 폭락할 가능성은 낮더라도 쉽게 치고 올라갈 장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를 비롯한 주요국 지수들이 하루이틀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등 여러 유럽 국가의 우파들이 ‘유럽연합(EU) 탈퇴’를 부르짖는 상황에서 원만한 국가 간 공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데이비드 잔 프랭클린템플턴 유럽채권부문 부사장은 “EU는 편하게 EU를 탈퇴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기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유럽의 정치적 변수가 금융시장에 꾸준히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요국 증시가 단기간의 조정을 거친 뒤 금세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V’자 시나리오 지지자도 많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증시만 놓고 보면 브렉시트는 길어야 1주일짜리 이벤트일 뿐”이라며 “심각하게 볼 이유가 별로 없다”고 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도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가 제자리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글로벌 펀드들의 현금 비중이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이며 국내에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자금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테크, ‘방어’냐 ‘공격’이냐

‘L’자 시나리오 지지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金)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달러와 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브렉시트 소식이 처음 전해진 24일에는 금값 연계 ETF인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가 11.33% 오르는 등 금값이 초강세를 이어갔다.

채권 투자도 긍정적이다. 채권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24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49%로 사상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주식에 투자한다면 내수 기반이 튼튼한 선진국의 우량주만 선별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주가가 다소 빠진다 하더라도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경수 센터장은 “안전자산이 많이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금과 선진국 주식으로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V’자 시나리오 지지자들은 유럽과 신흥국 주식을 지금 바로 저가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낙폭이 가장 큰 유럽 펀드가 매수 1순위”라며 “1주일 정도 유럽 증시 상황을 지켜보다가 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시점에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내 주식이 유망하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200지수, 코스닥150지수와 연동하는 ETF, 음식료주를 필두로 한 낙폭 과대주 등이 당장 손을 댈 만한 자산으로 꼽혔다.

브렉시트에 덜 휘둘릴 만한 유망 자산으로 농산물을 추천한 전문가도 있다. 원종준 대표는 “악재가 드러난 시점인 지금이 금값이 가장 비싼 시기”라며 “주식이 싫다면 2~3년간 가격이 못 오른 농산물을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연계 상품은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한 만큼 유가가 더 오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브렉시트로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실물경제에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의 악영향이 우려된다. 유럽연합(EU)의 분열은 되돌릴 수 없다. 유럽을 EU가 생기기 전보다 더 좋지 않은 상태로 추락시킬 수 있는 무질서한 분열로 향하고 있다.”

송형석/김우섭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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