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多통장 시대②] 문턱 높아진 통장 개설..통장 난민이 늘어나는 이유

2016. 6.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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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일제 대학원생 B씨는 공과금 납부용 통장을 만들려고 찾은 은행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은행이 요구한 증빙서류 목록 중 제출 가능한 게 하나도 없었던 것. 집에 돌아온 B씨는 일부 시중은행에서 별도의 증빙서류 없어도 하루 거래금액을 30만∼100만원으로 제한해 이용할 수 있는 소액통장을 발급해준다는 정보를 보고 다른 은행을 찾아갈 계획이다. 그는 “따로 아르바이트를 안 하고 공부만 하는 학생은 통장도 만들지 못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포통장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에 계좌 개설 요건을 강화하자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로 전업주부나 학생, 은퇴자 등 소득이 없는 경우 통장 발급이 까다로워 불편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을 두고 ‘통장 난민(難民)’, ‘통장 고시(考試)’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은행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할 때 고객의 실제소유자를 확인하고 정보 공개를 거부할 경우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 등 절차가 강화됐다.

지난해부터는 금융거래목적확인서 작성이 의무화됐고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등 증빙서류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는 금융당국이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신규계좌 개설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월평균 대포통장 발생건수는 3524건으로 지난해 하반기(3678건)보다 4.2%(154건) 줄어드는 등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포통장 감소도 좋지만 통장 난민 양산이라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만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주부 C씨는 “가족계를 하려고 통장을 개설하러 갔더니 계획서를 만들어 오라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황당해 했다.

그는 “아무리 대포통장 근절 목적이라지만 일반인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면서 “주부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다는 느낌까지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문제다.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에 따라 명함이나 학생증만으로도 신규계좌를 개설해주기도 한다.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지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선 창구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창구직원은 “창구에서는 누가 대포통장을 만들러 온 것인지 구분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면서 “마음은 이해되지만 과도하게 분풀이를 하는 고객들이 있어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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