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르메니아 방문 첫날..터키 보란 듯 '집단학살' 발언

입력 2016. 6. 25. 03:46 수정 2016. 6. 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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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각료 기립 박수..터키 또 반발할 듯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에서 성서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교황, 터키 보란 듯 '집단 학살' 언급 (예레반 AP=연합뉴스) 아르메니아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예레반의 대통령궁에서 터키 들으란 듯 아르메니아의 학살이 '이념적으로 뒤틀린 집단학살'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교황은 방문 첫날 대통령궁에서 행한 연설에서 1세기 전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들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을 지칭하며 "슬프게도 그 비극, 그 '집단학살'은 지난 세기 일어난 일련의 개탄스러운 재난의 첫 시작이었다"고 '집단학살'이라는 단어를 분명하게 언급했다. 사진은 교황이 이날 대통령궁에서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아르메니아 의장대 사열하는 교황 (예레반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 두번째)이 사흘 간의 아르메니아 공식 방문을 위해 24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 공항에 도착, 아르메니아 정교회 수장 가레긴 2세(왼쪽)와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오른쪽)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각료 기립 박수…터키 또 반발할 듯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메니아 방문 첫날 터키 들으란 듯 아르메니아의 학살이 '이념적으로 뒤틀린 집단학살'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교황은 24일 아르메니아 대통령궁에서 한 연설에서 1세기 전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들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을 지칭하며 "슬프게도 그 비극은, 그 '집단학살'은 지난 세기 일어난 일련의 개탄스러운 재난의 첫 시작이었다"며 '집단학살'이라는 단어를 분명하게 언급했다.

교황은 이어 "이런 일은 모든 민족의 절멸을 계획하는 수준까지 가해자의 마음을 더럽힌 뒤틀린 인종적, 이념적, 종교적 목적에 의해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에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을 비롯해 연설을 듣고 있던 아르메니아 각료와 정치인, 종교 지도자들은 모두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해 1차 세계대전 기간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숨지게 한 것을 집단 학살로 규정, 터키측이 바티칸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한 바 있어 이번 아르메니아 방문길에서는 가급적 터키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교황청은 터키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풀리지 않을 경우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 거주하는 소수 기독교인들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황은 작년 4월 바티칸에서 열린 아르메니아 참사 100주년 기념 미사에서 1915년부터 몇 년 간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다수를 숨지게 한 사건을 '20세기의 첫 집단학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매사에 솔직하고, 단호한 교황은 그러나 아르메니아에 도착한 첫날부터 거침없이 '집단학살'이라는 일종의 금기어를 사용하며 과거 오스만제국의 행위를 비판했다.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문제와 희생자 수 등을 놓고 대립해왔으며 100주기인 지난 해에는 국제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많은 역사학자와 프랑스, 러시아, 그리스 등 상당수 나라들이 이 사건을 집단학살로 보고 있으나 터키는 이 참극의 희생자 수가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졌을 뿐 아니라 당시 내전 중에 무고한 무슬림 터키인들도 다수 숨졌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를 방문, 사도 교회 수장 카레킨 2세를 만나 서기 301년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를 세계 최초로 국교로 선포한 뒤 기독교가 박해를 받던 암흑기에도 신앙을 잘 지켜온 것을 칭송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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