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핫 스폿

2016. 6. 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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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정취가 가득한 동시에 많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거리, 산시베이루를 찾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상하이에서 1백 년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거리가 있다. 동시에 젊은이들에게는 가장 핫한 거리로도 불리는 이 묘한 곳이 바로 산시베이루(陝西北路)다. 상하이 중앙에 자리한 산시베이루는 유명인들이 모여 살던 고급 주택가 거리였다. 1905년 세워진 상하이 최초의 여자 중학교인 숭덕여중 건물과 상하이 고등교육학회가 자리해 있으며, 중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송가’의 저택도 있다. ‘송가’는 쑹아이링(송애령) 쑹칭링(송경령) 쑹메이링(송미령)의 세 자매를 가리킨다. 둘째인 쑹칭링은 ‘중국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원(손문)의 아내로 후에 중국의 부주석 자리까지 올랐고, 첫째인 쑹아이링은 국민당 시절 돈줄을 거머쥔 재정부장 쿵샹시(공상희)와 결혼했다. 쑹메이링은 장제스(장개석)의 부인이다.

2008년 제8회 ‘중국 역사·문화유산의 날’에 중국 역사문화거리로 선정되면서 상하이 시 정부는 옛 정취가 가득한 산시베이루를 레저와 쇼핑, 레스토랑을 결합한 매력적인 거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상하이 시 정부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 레스토랑, 바, 디자이너 편집숍 등에 허가를 내주었고, 4년 뒤 몰라보게 달라진 산시베이루는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시베이루에는 모두 21개의 명인명가가 있는데 하나같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들이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영업을 하려면 건물의 외관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덕분에 1920~30년대의 독특한 건축양식이 총망라된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개성 있는 거리가 완성되었다.

산시베이루의 커피 향을 따라가다 보면 카페 ‘수메리안(SUMERIAN)’을 만나게 된다. 2011년 중국에서 론칭한 커피 브랜드 수메리안은 윈난의 다양한 커피를 소개하는 카페다. 윈난의 커피는 맛이 엷고 부드러우며 많이 마셔도 속이 불편하지 않아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카페 옆엔 작은 맥주 바가 하나 들어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밤마다 맥주 바에서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서양인들이 산시베이루에서만큼은 용납되지 않았던 것. 상하이 시 정부의 강력한 방침에 따라 결국 맥주 바는 문을 닫았다. 산시베이루의 고유성을 지키려는 시 정부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근 앨런 챈(Alan Chan)의 디자이너 편집숍 ‘가든 27(Garden 27)'이 산시베이루에 문을 열었다. 앨런 챈은 홍콩에서 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로 정규 디자인 교육을 받은 건 단 10개월이 전부다. 그러나 앨런 챈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수많은 해외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앨런 챈을 보면 산시베이루라는 전통 거리를 통해 도시 전체의 옛것과 새것을 적절히 조화시켜나가는 상하이가 떠오른다. 전 세계로 하여금 중국의 디자인에 주목하게 만든 앨런 챈이 산시베이루에 숍을 연 것은 그런 의미에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 서혜정씨는…

2004년 중국 생활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 상하이의 문화와 명소,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며 매거진 해외 통신원, 방송 리포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상하이외국어대학교 출판사의 한국어 성우로도 활동 중이다.

기획 : 정지혜 기자 | 사진 : 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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