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상어 앞에서 '방긋'..기념사진이 생명보다 우선?

김동환 2016. 6. 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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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에 위치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한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바다에서 상어를 강제로 끌어낸 것도 모자라 기념사진을 촬영해 네티즌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간에게 끌려 나온 상어는 곧 죽고 말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도미니카 공화국 해변에서 남성 여러명이 바다로 달려가 청새리상어(blue shark) 한 마리를 끌어냈다.

잔인했다. 그물을 던져 상어를 포획한 뒤, 모래사장으로 끌어낸 남성들은 즐기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한 남성은 사람 구하는 데 쓰는 튜브로 상어 목을 조였다. 바다에서 위력을 떨치던 상어는 밖으로 끌려 나오니 금세 힘을 잃었다.



죽어가는 상어를 앞에 두고 웃는 잔인한 남성들은 휴양지에 놀러 온 관광객과 근처 호텔의 구조대원들로 알려졌다. 추가로 공개된 또 다른 사진에는 해변에서 놀던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까지 있었다. 그 순간만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 머리 깊숙이 자리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진이 퍼지면서 호텔 측은 자사 직원의 비인간적 행동을 알게 됐다.

호텔 관계자는 “사진 촬영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그들의 행동은 손님만큼이나 동물을 아끼는 우리 호텔의 정책과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기념사진 욕심에 동물들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마케도니아에서 한 여성 관광객이 백조를 억지로 움켜쥐고 찍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불가리에서 온 것으로 알려진 관광객은 호수에서 백조를 끌어내 사진을 찍었다. 촬영 후 무책임하게 자리를 뜬 여성 때문에 백조는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선 2월에는 아르헨티나의 어느 해변에서 새끼 돌고래 두 마리가 떠밀려온 일이 발생했다.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며 돌고래를 잡더니 셀피(selfie)를 찍기 바빴다. 돌고래를 구해주기는커녕 그 순간을 사진에 담으려는 욕심이 먼저 가슴을 지배했다. 돌고래 한 마리는 바다로 나중에 돌아갔으나, 안타깝게도 다른 한 마리는 결국 죽고 말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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