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오승환과 추신수의 만남, '친구라는 이름만으로도 감동'

조회수 2016. 6. 19.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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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오승환과 추신수의 만남, ‘친구라는 이름만으로도 감동’

“(추)신수만 아니었으면 타자 MVP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아…” 세인트루이스와 텍사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오승환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마운드엔 추신수가, 타석엔 오승환이 올랐던 2000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6년 전입니다.

“고등학교 때, 대통령 배 결승전에서 만났었어요. 당시 신수는 투수였고, 전 타자였습니다. 재미있게도 지금과는 완전 다른 상황이죠. (웃음) 그때 신수 볼이 정말 좋았어요. 신수만 아니었으면 타격상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신수한테 딱 막혔죠. (웃음) 당시 제가 14타수 7안타를 기록하고 있어서, 타격상을 노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신수 상대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습니다 4타수 무안타. (강조) 아.. 기억이 생생하네요. (웃음) 지금 신수는 타자로서도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당시 투수로서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비록 16년이 지난 지금. 이 둘의 맞대결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것만으로도 기쁨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홈팀 선수들의 훈련은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에 시작돼 1시간 30분 정도를 소화합니다. 홈팀 선수들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갈 때쯤 원정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게 되죠. 이 과정에서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가끔은 간발의 차이로 어긋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승환은 훈련이 끝나자마자 추신수를 찾았습니다.

오승환의 입 모양만으로도 추신수를 가리키고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이동하던 오승환은 타일러 라이온스에게 추신수를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텍사스에 내 친구 Choo가 있다면서 말이죠. 외야에서 더그아웃까지 달려오면서 서너 번은 언급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오승환에게는 추신수가 자랑이었습니다.

이는 추신수에게도 마찬가지. 추신수는 경기 시작하기 전, 동료들에게 오승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경기 전에 동료 선수들한테 승환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한국에서 최고의 투수였고, 일본에서도 훌륭한 마무리 투수였다. 대표팀에서 같이 뛰기도 했다는 말을 했다.”며 오승환에 대해 자랑 섞인 소개를 했음을 알렸습니다.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만난 추신수와 오승환은 그야말로 ‘친구’였습니다. 추신수는 “도대체 얼마 만이냐?”며 반갑게 포옹을 했고, 오승환은 “니가 연락이 안 돼서 그랬지 인마.”라며 절친들이 사용하는 푸근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경기를 치르기 전, 추신수와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 부상당했을 때 연락했고, 그 뒤로 하지 못했다고 말한 오승환.

따로 연락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할 것 같기도 한데…”고 물으니, 오승환은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했지만, 우린 친구니까. 우린 친구예요.”라며 돌부처 미소를 지었습니다.

친구라는 이름만으로 기뻤고, 감동이었던 만남. 추신수 역시 “정말 오랜만에 만났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한결같은 친구다.”라고 말하며 오승환과의 만남이 특별했음을 알렸습니다.

# 02. 오승환이 말하는 한국 선수들과의 만남, ‘그 특별함’

올 시즌 야구 팬들에게도 기쁨을 주고 있는 장면. 코리안 리거들의 만남입니다. 추신수와 이대호, 이대호와 김현수, 오승환과 강정호, 박병호와 이대호 등 훈훈한 장면이 많이 보였습니다.

2개월이 조금 넘은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지난 두 달여 동안 오승환은 이미 강정호, 류현진, 추신수를 만났고, 다음 주엔 시애틀에서 이대호를 만나게 됩니다. 늘 기대되는 한국 선수들과의 만남. 그들은 만남을 통해 어떤 얘기를 하고, 어떤 일을 할까.

보통은 경기 후에 식사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공감하게 되고, 위로하고 되고, 힘을 받는다고 합니다.

오승환은 강정호와의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강정호가 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는지를 알았고, 더 잘할 선수라는 것도 느꼈다. 후배지만 대단하다. 그리고 정호는 이미 미국사람 다 된 것 같다. (웃음)”

오승환은 강정호의 적응과 의지에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그 힘든 재활 과정을 독한 마음으로 견뎌 냈지만, 복귀해서 이런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대단함을 느낀다면서 말이죠.

그리고 류현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진이는 의심하지 않는다. 언론을 통해서 들려오는 소식은 부정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 만나보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은 어떤 선수에게나 어렵다. 잠시 멈추기도 하고, 탈이 나기도 하지만 현진이는 확신한다.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오승환은 한국 선수들과의 만남도 좋았지만, 그중에 가장 으뜸은 “(류)현진이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집밥이다.”며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타지에선 집밥이 그리운 법이라며 어머니께서 손수 챙겨 주셨다. 그 밥 한 끼가 정말 감동이었다.”

그리고 오승환은 한국 선수들과의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반갑고, 감동이었고, 의지가 되지만, 무엇보다 그냥 좋다. 그냥 좋은 것만큼 특별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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