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 보던 중학생 최두호, 세계를 향해 주먹을 뻗다

이상필 2016. 6.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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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야인시대'를 보며 '강한 남자'를 꿈꿨던 소년이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그 주먹을 세계를 향해 뻗는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부산 팀매드)가 UFC 3연승에 도전한다. 최두호는 오는 7월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리는 TUF 23에서 티아고 타바레스(브라질)와 맞대결을 펼친다.

UFC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들이 모이는 무대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파이터들이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싸운다. 그 가운데서도 페더급은 어떤 체급보다 치열한 격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코너 맥그리거, 조제 알도, 프랭키 에드가가 챔피언 벨트를 다투고, 맥스 할러웨이, 야이르 로드리게스 등 미래의 스타들이 즐비하다.

최두호 역시 주목 받는 미래의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UFC 데뷔전에서 후안 푸이그를 단 18초 만에 때려 눕혔다. 이어 지난해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에서 샘 시실리아를 1분30초 만에 TKO로 제압했다. 2연승을 거두는 동안 걸린 시간은 채 2분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UFC가 모두 최두호를 주목하고 있다.

최두호가 격투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 때다. 그 나이의 모든 소년이 그렇듯, 중학생 최두호는 '강한 남자'를 꿈꿨다. 프라이드를 보며 격투기에 관심을 가졌고, '야인시대', '더 파이팅', '바키' 같은 격투 드라마와 만화에 빠져 들었다. 거울을 보며 '뎀프시롤'을 연습하던 최두호는 18살 때 본격적으로 격투기를 시작했고, 19살 때 일본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낭중지추'라고 최두호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중소단체 DEEP에서 9연승을 달리며 미래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슈퍼보이'라는 별명도 일본에서 얻었다. 최두호는 "앳된 아이가 와서 상대를 KO를 시키니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 마음에 든다"고 자신의 별명에 만족해했다.

해외에서만 경기를 하던 최두호는 자신의 기량을 국내 팬들 앞에서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UFC 대회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이다. 이 대회에서 최두호는 날카로운 카운터로 시실리아를 쓰러뜨렸다. 가장 화끈한 승리를 거둔 한국인 파이터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이 경기의 승리를 계기로 최두호는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최두호는 "여성 팬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경기를 하고 SNS 팔로워가 많이 생겼다"면서 "영양제나 운동복 같은 선물을 많이 보내주신다. 아이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웃었다. 이어 "옛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영광스럽다. 챔피언이 되면 어떨지 매일 꿈을 꾸곤 한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챔피언이 되는 길은 하나다. 강자들을 모두 쓰러뜨리는 것이다. 다가오는 타바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최두호는 앞으로 더 강한 파이터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강한 파이터를 이기고, 더 강한 선수까지 무릎 꿇린다면 언젠가는 현 페더급 챔피언 맥그리거와 만날 수 있다.

맥그리거는 UFC 최고의 스타로 꼽힌다. 압박으로 상대 선수를 몰아붙인 뒤 강한 한 방으로 쓰러뜨리며 페더급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최두호는 "(맥그리거와 대결을) 상상은 많이 해본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많이 생각해봤다"고 언젠가 타이틀전에서 격돌할 그날을 기다렸다.

최두호의 성공을 누구보다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두호를 지도하는 양성훈 팀매드 감독이다. 양성훈 감독은 "타바레스는 레슬링과 그라운드, 주짓수 능력이 좋은 선수"라며 "최두호가 이 선수를 이긴다면 정말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두호는 천재"라고 말한 양성훈 감독은 "천재들은 인지 능력이 좋다. 보통 사람들은 동작을 순간적으로 보지만, 천재들은 (동작을) 짧게 끊어서 본다"고 최두호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최두호의 어깨 뒤에는 20살 때 문신이 새겨져 있다. '비장의 무기는 손 안에 있다'는 뜻의 문장이다. 최두호는 "평소 시합 때 힘든 상황이 오면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때 포기하지 않고 해내겠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라고 문신의 의미를 설명했다.

최두호가 언젠가 '비장의 무기'가 담긴 손을 뻗어 챔피언 벨트를 움켜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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