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 즐겁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터뷰)

김하진 2016. 6. 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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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피아/사진제공=C9 엔터테인먼트

무려 15년이다. 듣는 사람은 입이 떡 벌어지는데, 정작 자신들은 덤덤하다. 올해로 15년을 꼬박 채운 밴드 피아는 좋아서 시작했고, 즐겁게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이르렀다. 야심찬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리는 싱글 음반도 지난 16일 세상에 내놨다. 하드코어한 고유의 음악적 색깔을 지키면서, 메시지는 더 강렬해졌다. 15년의 끈끈함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깊이는 말할 것도 없다. “아주머니들도 섭렵하겠다”는 피아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목표이다. 안주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피아의 내일, 그래서 더 기대된다.

10. 데뷔 15주년 기념 음반으로 돌아왔다.
옥요한 : 사실 멤버들끼리는 15주년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지 않았다.(웃음) 지난해 정규 6집 이후, 1년 동안은 싱글의 형태로 신곡을 발매하는 계획을 세웠고, 진행했다.

10. 이번 싱글 음반 작업 과정은 어땠나.
옥요한 : 최근에는 음반 하나를 내면, 금세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몇년 전부터 싱글을 냈다. 누군가 제안을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신곡을 작업하고, 기존 곡의 리메이크 작업을 진행했다.

10. 정규 음반을 고집하다, 싱글을 낸다는 게 뮤지션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거다. 피아는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밴드가 아닌데다, 공연형 가수이니까 더더욱.
옥요한 : 처음에는 기피했다. 음악 산업이 전반적으로 소비가 빨라졌다. 그런 흐름을 통해 생각이 차츰 바뀌었다. 이번에는 특히 15주년의 의미를 더해 신곡을 넣고, 기존에 있던 ‘소용돌이’라는 곡을 새롭게 편곡해 담았다.

10. 신곡은 어떤 곡인가.
옥요한 : ‘샤인(SHINE)’이란 제목이다. 절망 속, 좌절하지 않는 삶을 조명한다. 외면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사로 담았다. ‘소용돌이’는 기존 곡보다는 좀 더 강렬하게 표현했다.

10. ‘샤인’은 15주년을 위해 만든 곡이라고 봐도 될까.
일동 : 새로운 곡 작업을 한 거고, 딱히 15주년의 의미를 담은 건 아니다.(웃음)

10. 6집에는 대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이번엔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나.
옥요한 : 지금 쓰고 있는 곡들도 그렇고, 6집의 연장선인 것 같다. 자연과 그에 대한 경외감에 대한.

피아/사진제공=C9 엔터테인먼트


10. 15주년 동안 멤버 변화 없이 이어왔다는 것, 굉장해 보인다. 정작 멤버들은 덤덤한 것 같다.(웃음)

옥요한 : 어찌하다 보니까, 15주년이 됐다.(웃음) 사실, 짠한 건 있다. 교체 없이 같이 하고 있으니, 고맙기도 하고.
심지 : 그렇구나…하는 마음이다.
헐랭 : 하반기에 계획 중인 단독 공연을 하고 난 뒤 뒤풀이 때 울컥할 것 같다.

10. 15년이 흐르면서 많은 부분이 변했을 것 같은데.
옥요한 : 조금씩 내려놓게 되는 것 같다. 다른 게 아니라, 일희일비하지 않는 거다. 예전에는 날을 세워서 대응했다면,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음악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심지가 가장 꼼꼼하게 많이 따지는 편인데, 그런 파트이고 역할을 해줘야 한다.

10.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아닌가.
일동 : 서로 인사를 잘 안 한다.(웃음)
옥요한 : 배려를 서로 한다.
기범 : 멤버 헐랭이 많이 변했다. 어릴 때는 모든 걸 자기중심적으로 했다.(웃음) 지금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보기 싫지 않은 자기중심이다.

10. 15년을 한결같이 이어온 이유도 거기에 있겠다.
옥요한 : 예전에는 하나하나 가지고 싸웠다면, 지금은 좋은 의미로, 대충 넘어간다.(웃음) 그때보다 지금이 나은 것 같다.
혜승 : 피아로 15년, 같이 음악을 시작한 지는 20년 가까이 됐다. 10년이 지났을 때부터 약간 초월한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잘 되는 것, 그런 다음 울컥하지 않을까.

10. 피아에게 ‘잘’은 어떤 걸까.
혜승 : 국민밴드가 되는 거지.

10. 의외의 답변이긴 한데, 사실 마니아층이 두꺼우니까 그걸로도 충분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심지 : 솔직한 대답이긴 하다.
헐랭 : 슈퍼 아주머니까지 헤드뱅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웃음) 그들까지 섭렵할 수 있다면, ‘국민밴드’라고 부를 수 있다.

10. 그렇다면, 국내는 밴드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생각은 늘 하겠다. 아쉽기도 하고.
기범 : 밴드들은 공연을 통해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데, 국내 여건상 잘 안된다. 음반에 쏟은 정성을 무대에서 구현할 수가 없으니 당연히 아쉽다.

10. 열광하는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 밴드에게는 소중할 것 같다.
옥요한 : 그분들이 우리보다 우리 음악을 더 사랑해주신다. 매번 공연장을 찾아주고, 우리도 가끔 헷갈리는 가사를 다 외워서 따라 불러 주시고. 덥거나, 비가 내리는 것에 관계없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고맙고, 때로는 죄송스러울 때도 있다. 더 잘 해야겠지.

피아/사진제공=C9 엔터테인먼트


10. 책임감도 더 커지겠다.

옥요한 : 사람이기 때문에 관객이 적으면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마음을 다잡고 하지 않으면 힘든데, 항상 고맙다.

10. 주로 곡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
옥요한 : 멤버들 모두 여행을 많이 다닌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지를 많이 갔는데, 그런 곳에서 느끼는 점을 풀어낸다. 여행을 떠나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를 생각하지 않나, 자연의 분위기도 그렇고. 거기에서 탄생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10. 다은 멤버들은 주로 어디로 떠나고, 어떻게 기분전환을 하나.
기범 : 일본을 자주 간다. 사실 처가댁이 일본에 있다.(웃음) 다양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일본을 보면, 더 아쉽고 때로는 부러울 때도 있다.

10. 멀리 떨어져 ‘우리’를 바라볼 때, 아쉬운 면이 눈에 확 띄겠다.
혜승 :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서, 이미 지나갔다.
옥요한 : 장수 밴드들의 특징은 히트곡이다. 피아 역시 노력을 많이 했다. 사실 계속 진행 중이지만,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히트곡 하나로 밴드는 더 많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음악 스타일을 조금 바꿔보기도 하고, 보컬 역시 색깔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여전히 히트곡에 대한 욕심은 갖고 있다.

10. 15주년을 맞은, 마니아층이 탄탄한 피아가 고민할 정도라면 후배 밴드들을 더 할 테다. 피아를 보며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생각이 많아지겠다.
옥요한 : 공연이 줄어들다 보니, 후배들과의 교류도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것 같다. 문화들이 없어지면서,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거다. 이번에 회사를 옮긴 것도 그런 부분을 고려했다. 밴드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고, 우리 역시 좀 더 활발히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다.
심지 : 회사에도 밴드 후배들이 있다. 잘 해주고 싶다.(웃음)

10. 잘 하는 후배들을 보면, 자극도 받겠다.
옥요한 : 그런 친구들을 보면, 같이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 그들만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10. 새로운 회사에 둥지를 틀었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활동할 계획은 없나.
헐랭 : 예전에 일본에서 음반을 내고, 공연도 했다. 오랜 시간 탄탄하게 준비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옥요한 : 회사 측에서 중국과도 이야기를 진행 중인 걸로 안다.
일동 :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단발성이 아닌,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0. 해외로 뻗어나가는 것부터, 15주년을 기점으로 밴드 피아의 변화가 기대된다.
옥요한 : 15주년이 됐으니까 음반도 알차게 준비하고, 단발성이 아닌 단독 공연도 해보고 싶다. 정규 7집을 통해서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곡들도 도전하고 싶고. 현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범 : 라이브 때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라이브 때 우리도, 관객들도 신이 날 수 있는 곡을 할 거다.
심지 : 음악이 좋아서 시작 한 게 여기까지 왔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음악을 할 때는 야수성이 나오는 것 같다. 음악 안에서 야수처럼 날뛰며, 좋아하는 걸 계속할 생각이다.
옥요한 : 다음 신곡은 무지막지한 걸 구상 중이다. 한창 작업 중인데, 라이브 때 즐길 수 있고, 관객들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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