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김현수, '웃고, 웃고, 또 웃었다'

조회수 2016. 6. 2. 18: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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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김현수, ‘웃고, 웃고, 또 웃었다’

안타를 날릴수록, 출루할 수록 그를 향한 칭찬도 거침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어제 하루 휴식을 취했고, 2일(이하 한국시간) 2번 타자 좌익수로 복귀했습니다.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펼쳐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시즌 타율도 0.382로 끌어 올렸습니다. 드디어 벅 쇼월터 감독도 김현수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살렸고,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면서 말이죠.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은 김현수 라커로 몰려들었습니다. 옆에서 퇴근 준비를 하던 매니 마차도와 애덤 존스는 한 마디씩 거듭니다. 매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현수에게 농담 섞인 칭찬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요청이 많아지는데, 사다리도 준비해야겠다. 나비넥타이라도 준비해서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게 아니냐.”며 말이죠.

사진=동영상 캡처. 김현수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의 마이크(녹음기)가 그를 향해 뻗어 있다.

김현수의 맹활약을 장난처럼 칭찬한 것입니다. 옆에 있던 통역도 “다음부턴 나비넥타이를 준비해야겠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기분 좋은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1회말 선두 타석에 오른 존스의 좌전 안타에 이어, 김현수도 우전 안타를 날렸습니다. 보스턴 선발 조 켈리의 시속 96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생산한 우전안타였습니다.

다음 타석에 오른 마차도의 좌익수 플라이 때, 김현수는 2루까지 진루하였습니다. 정말 이를 악물고, 사력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를 악물었습니다. 이번엔 3루를 지나, 홈까지 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력 질주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력 질주한 덕분으로 애덤 존스에 이어 득점을 올렸고,

벅 쇼월터 감독의 어깨 토닥임도 받았습니다.

동료들의 축하도 받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다음은 시원한 음료 한잔 할 차례. 얼마 전 음료를 마시면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방송화면에 잡히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당하게, 시원하게 음료를 들이켰습니다.

다만, 전력 질주한 후유증이 살짝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를 만지면서 얼굴을 찡그립니다.

앞에 앉아 있던 동료가 김현수에게 말을 건네니, ‘아, 힘들어’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급기야 고개를 숙이고, ‘정말 힘들다’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정말 문제 생긴 건 아니었습니다. 기분 좋은 엄살이었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힘들어했던 김현수는 곧바로 밝은 표정으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눴고, 다음 타석에 올라 또다시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이번엔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였습니다. 하지만 원바운드로 담장을 넘어갔고, 인정 2루타가 됐습니다.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인정 2루타가 아쉽지 않았냐는 물음에 김현수는 아쉽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홈런 타자가 아니므로, 홈런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연속해서 안타를 기록했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다.”라면서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아쉬움보다는 기쁨의 표정이었습니다.비록 애써 참고 있는 웃음이긴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3안타 1볼넷으로 네 번의 출루에 성공한 김현수는 웃고, 웃고, 또 웃었습니다.

1회 전력 질주를 한 뒤에 2루 베이스 밟은 김현수는 3루에 있던 애덤 존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7회말 3루 코치의 칭찬에 시원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득점을 올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김현수는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에 다시 한 번 웃음을 보였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환한 웃음은 실로 오랜만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본인도 만족할 만한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김현수는 “3안타 친 것도 기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이날의 경기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시즌 들어서 처음으로 좌완을 상대한 김현수는 “타격 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도움이 됐고, 준비 잘하고 타석에 올라 볼넷으로 출루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야구는 하던 거 하는 거니까. 계속해서 잘 적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 02. 김현수, “스캠때와 지금이 다른 이유는…”

스캠때와는 확연히 차이 나는 기록. 벅 쇼월터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말을 했습니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김현수가 5kg정도 감량을 했다. 몸놀림이 훨씬 가벼워졌고, 수비에서도 민첩성이 보인다.” 체중 감량이 플레이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김현수는 “의도적으로 몸무게를 감량한 것은 아니다. 원래 시즌 시작하면 빠지는 스타일이다. 보기에 스캠때보다 슬림해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내가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신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하던 루틴대로 했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스캠 들어오기 전에 각자 어느 정도 준비(몸만들기)를 하고 오더라. 한국에서처럼 단계별로 만들어 간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준비했었는데, 여기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고전 했고, 조금 늦어진 것 같다. 이제는 매경기 집중하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김현수는 말했습니다.

“어제 감독님께서 직접 홈런볼을 챙겨 주셨다. 받는 순간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에 만족하기보다는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해야 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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