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뒤 첫 공개 행보 유승민..5·16을 쿠데타로 표현
유승민(무소속·사진) 의원이 4·13 총선 이후 첫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31일 성균관대를 찾아 ‘경제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보수 혁명이 필요하다”며 “그걸 하기 위해선 공화주의(共和主義) 가치를 실현하는 보수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뒤 ‘5·16’을 “쿠데타”라고 언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 이후 만든 군사정권과 그때 만든 정당이 공화당이라서 사람들이 공화의 참뜻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다. 그는 “공화주의의 핵심 이념은 자유, 법치, 공공선, 시민의 덕성, 애국, 참여, 정치의 부활”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수구 보수’란 표현도 썼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수구 보수의 논리가 성장이 불평등을 치유한다고 우기고, 재벌 대기업을 살려야 한국 경제가 산다는 것”이라며 “주류 경제학자들도 불평등 이슈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비공개로 낸 ‘한국형 사회갈등 실태 진단’ 보고서의 일부도 소개했다. 그는 “보고서엔 ‘폭발 일보 직전의 초갈등사회’라는 무시무시한 표현이 등장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민대통합위가 외부 전문가들한테 맡긴 연구 결과가 이런 결론이기 때문에 공개가 안 됐는지 몰라도 지적 자체는 굉장히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내놓은 ‘해법’은 시장경제체제의 수술이었다. 유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어 주고, 친재벌정책을 친시장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교수와 학생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강연을 시작하며 “저를 소개할 때 제일 당혹스러운 게 ‘유시민’이라고 소개할 때”라며 “대구 출신이라고 절대 보수적인 사람이라 보지 마시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새 한국의 비전’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참여할 생각은 없다. (새누리당) 복당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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