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마시는 베트남, 박카스 마시는 캄보디아

구희령 2016. 6. 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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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시작 베트남·미얀마로 확산쌀음료·할랄 라면..품목 다양화오리온은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피자·베이커리 업체도 매장 확대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인 NTUC에는 CJ제일제당이 이슬람 율법에 맞게 만든 ‘할랄 김치’ 코너가 있다. [사진 각 업체]
말레이시아 이온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심의 ‘할랄 신라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각 업체]
파리바게뜨의 동남아 진출 1호점인 베트남 호치민시 까오탕점 앞에서 전통 복장을 입은 모델들이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각 업체]

'식품 한류'가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체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동남아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 중이다. 이 지역은 인구가 많고 경제가 성장 중이어서 시장 잠재력이 크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대만·싱가포르에서 불기 시작한 식품 한류 바람은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을 거쳐 캄보디아·미얀마로까지 퍼지고 있다.

박카스는 캄보디아 음료 시장 1위다. 동아오츠카의 우유과즙음료 '오라떼'는 국내에서는 중·고교 매점 위주로 판매해 낯선 상품이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인기가 높다. 올 1~5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5%나 늘었다. 캄보디아는 더운 날씨 때문에 우유 생산이 잘 안되는데, 오라떼는 칼슘 성분이 들어있는 데다가 과일 음료를 좋아하는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맞아 떨어졌다. 롯데칠성음료도 말레이시아에 우유맛 탄산음료 밀키스를 수출한다.

쌀이 주식인 동남아의 식문화 덕분에 웅진식품의 쌀 음료 '아침햇살'도 간편한 식사 대용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한국 제품은 고급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동남아에 롯데마트 같은 한국 대형마트가 많이 진출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국순당의 쌀 막걸리도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지의 백화점과 호텔에서 고급 주류로 팔린다. 특히 올해부터는 바나나맛 막걸리 같은 과일 막걸리를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비롯해 동남아로 수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도 보드카 같은 독한 술을 과일 주스와 섞어 먹는 태국 특유의 음주 문화와 잘 어울려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흔히 ‘프림’이라고 부르는 커피 크리머도 동남아 수출의 효자 품목이다. 한국을 포함, 러시아·중앙아시아 등에서는 개별 소비자가 커피에 타먹는 용도로 크리머를 주로 구입하지만, 동남아의 경우엔 버블 티·밀크 티를 제조하는데 많이 쓴다. 동서식품은 아예 버블 티 전용 제품을 3년 동안 공들여 개발했다. 야자유를 가미해 동남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유의 향도 냈다.

시장에 맞춰 전략도 다양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는 현지 공장 2곳을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5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현지 1위 업체인 델피와 손잡고 오는 7월 합작법인을 세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현지 업체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섬이 많고 내륙 운송비가 비싸 영업망을 확대하기 어려운 시장 특성에 맞췄다”고 말했다. 농심은 이슬람교 율법을 지켜 만든 ‘할랄 신라면’으로, 오뚜기는 고소한 맛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치즈 라면’으로 동남아를 공략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진출도 활발하다. 국내 시장에서는 출점 제한 등 제약이 많은 탓이다. 동남아는 베트남 인구의 65%가 35세 미만일 정도로 외식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 층이 두터워 성장 가능성이 높다.

또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일찍부터 진출해 소비자가 패스트푸드와 프랜차이즈에 익숙하다. 미스터피자는 베트남 부동산컨설팅 1위 업체인 타이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베트남에 진출한다고 31일 발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란 현지 업체가 매장을 운영하고, 본사에 로열티를 내는 방식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4월 태국 1호점도 냈다. 한국식 디저트 프랜차이즈인 설빙도 올해 안에 태국에 50개 점포를 열 예정이다. 카페베네도 캄보디아·대만·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지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뚜레쥬르는 베트남 베이커리 업체 1위다. 3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자전거·오토바이를 대리 주차(발렛 파킹) 해주는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했다. 파리바게뜨는 해외 주요 베이커리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는 국제 도시 싱가포르에 국내 최초로 진출해 창이국제공항 등에서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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