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수단' 발사 네 번째 실패..또 체면 구긴 김정은

2016. 5. 31. 10: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사회담 거부·대북제재 강화에 반발해 발사 시도
미사일 발사 장면을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사회담 거부·대북제재 강화에 반발해 발사 시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31일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또 발사했으나 실패함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거듭 체면을 구겼다.

이번 발사 시도는 유엔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더욱 강화되는 대북제재와 잇단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대한 거부 등에 반발해 감행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지시 이행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무수단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실패했는지는 아직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지난 4월 세 차례 실패한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에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1발이 공중 폭발한 데 이어 이어 같은 달 28일 오전에 쏜 무수단 미사일은 해안가에 추락했고, 오후에 쏜 무수단 미사일 1발은 또 공중에서 폭발했다. 세 차례 모두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공중에서 비행자세를 잡지 못했다.

북한이 한차례의 시험발사도 하지 않고 2007년 실전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이 네 차례나 발사에 실패하면서 이 미사일 엔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네 차례 발사 실패는 무기로써 신뢰성을 잃은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엔진에는 연료통으로 연결되는 여러 노즐이 있는데 이 중 하나에서 결함이 발생해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수단 미사일은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이라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데 이 연료는 추진력을 높여주도록 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한다. 엔진 노즐에서 문제가 생겨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됐다면 점화된 분사구 불꽃과 만나 순식간에 연료통을 폭발시킬 수 있다.

이 연료는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서 한번 주입하면 1주일가량은 발사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사일 1발에 30분이면 연료를 모두 주입할 수 있다.

옛소련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개발한 무수단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650㎏으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비롯한 고폭탄, 화학탄 등을 장착할 수 있다. 현재 50여 기가 실전 배치돼 있으며 이 미사일을 차량에서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 차량(TEL)도 30여 대에 이른다.

미국이 첩보 위성을 통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에서 식별했다고 해서 '무수단'으로 명명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군 증원전력을 저지하는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큰 전략무기로 꼽힌다.

지난달 세 차례 발사 실패 이후 무수단 미사일 운용 부대의 책임자인 김략겸 전략군사령관이 문책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는 지난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를 통해 발표한 핵심인사 인선 내용을 보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네 차례의 발사 실패는 사거리 3천㎞에 달하는 무수단 미사일을 쏘아 올려 '핵탄두 운반체계 완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려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상은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다.

김 위원장이 또 미사일 도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고집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행되는 상황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또 다른 제재가 가해질 것을 충분히 예상한 북한이 거듭 미사일 도발을 시도한 것 자체가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무시한 처사로 보인다.

여기에다 태평양 괌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 카드로 한반도 정세를 일사 경색시킨 다음 북-미 평화협정 체결 주장 등 대미 협상을 노린 측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김정은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시한 것에 따라 계속해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네 차례 실패 후에도 보완해서 또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 유상무, 피의자 신분 출석 "여자친구가 맞느냐" 질문에…
☞ 버스기사에 아들 욕먹자 애먼 여중생에 '화풀이 폭행'
☞ "순위 집계오류?…딱 걸렸어" 사라지지 않는 연예계 음모론
☞ 美자유당 당의장 후보가 전당대회서 '누드댄스' 논란
☞ 군 소대원 모두 금연하면 성공파티·포상휴가 받는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