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계부터 틀린 미세먼지 대책
[경향신문] ㆍ경유차 등록대수로만 오염물질 배출량 계산
ㆍ실제 통행량 대입해보니 8~9% 더 많이 나와
수도권 차량들이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이 8~9%가량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첫 단추인 기초통계부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지자체 도로이동오염원 배출량 산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의 차량 등록대수를 통해 산정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통행량 자료로 보정한 결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8.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은 9.01%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차이는 차량 등록대수와 실제 통행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기존 차량 등록대수 기준의 오염원 배출량은 국가 배출량 같은 총량 개념을 산정할 때는 큰 무리가 없으나 특정 지역의 세부 산출량을 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에서 차량이 내뿜는 오염물질량을 산정하려면 해당 지역에 등록된 차량 대수 이외에 타 지역으로 진출하거나 타 지역에서 진입하는 차량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화물차는 차량 등록지와 실제 물류가 오가는 지역의 일치율이 낮기 때문에 차량 등록대수 기반의 배출량은 과다 또는 과소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실제의 오염원 배출량과 가깝게 측정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등록돼 있는 차량 숫자에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지역 간 기종점통행량’ 자료를 활용해 차량 수를 보정했다. 그 결과 수도권의 버스, 승합차, 화물차, 레저용(RV) 차량은 약 43만8470대로, 등록된 숫자인 42만9537대보다 9000대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이렇게 증가한 차량 수에 따라 다시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서울을 오가는 차량이 내뿜는 미세먼지는 7.30%, 질소산화물은 12.12%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미세먼지는 18.95%, 질소산화물은 19.83% 증가해 오차율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국내에는 전국에 등록된 모든 차량의 기종점통행량을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서울을 오가는 경유 시외버스 1700여대를 CNG(천연압축가스) 버스로 바꾸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김기범·김향미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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