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영장..'검찰 로비'는 손도 안 댔다
[경향신문] ㆍ검, 수사시작 한 달 지나도록 정황 못 밝혀
ㆍ홍 “3억 받았지만 부당접촉 없었다” 주장
검사장급 출신 홍만표 변호사(57)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사진)로부터 ‘검찰 로비’ 자금으로 3억원을 받아간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가량이 지나도록 검찰은 ‘실제 로비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수사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30일 변호사법 위반과 특가법상 세금포탈 혐의로 홍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101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에게 3억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대표에게 언급한 ‘로비 대상’이 누구인지도 파악했다.
검찰은 그러나 홍 변호사가 실제 검사 등과 부적절한 접촉을 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접촉했다는 정황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3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부당한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는 홍 변호사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간 단서도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 로비’라는 홍 변호사의 핵심 의혹에 대해 검찰은 손도 못댄 상태다.
따라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기도 한다. 홍 변호사에 대한 뒤늦은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압수수색한 지 20일이 지났음에도 혐의의 핵심 단서를 찾지 못한 사실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로비 대상이 누구였는지에 따라 검찰 내부에 부는 후폭풍이 커진다. 이 때문에 홍 변호사를 강하게 압박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홍 변호사는 검찰을 떠난 직후인 2011년 9월 정 대표 등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에게 지하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한 청탁금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자금이 실제 청탁에 사용됐거나, 사업계약 과정에서 홍 변호사의 영향력이 실제 발휘됐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를 대리해 누군가를 기소해달라는 사건도 수임했다. 정 대표는 홍 변호사를 앞세워 에스케이페이스 심모 회장(62)에게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상가개발사업 ‘해피존’ 입찰 대금 72억원 등 92억원을 지급했으나, 심회장이 갚지 않았다고 고소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당시 재판에서 진술을 바꿨고, 이 일로 구속됐던 심씨는 2013년 무죄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홍 변호사는 수임료 수십억원을 누락 신고해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 등 법인 자금 142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배임)로 정 대표의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곽희양·유희곤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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