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생 투신' 놓고 학생-교사 '사건원인 논쟁'

박준 입력 2016. 5. 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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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학교가 A군을 죽음으로 몰았다"
교사들 "학생 주장 전부 거짓" 반박

【대구=뉴시스】박준 장은수 기자 = 대구에서 한 고교생이 자신의 학교 5층 학생부에서 투신해 숨진 가운데 사건 원인을 두고 해당 학교 학생들과 교사 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한 해당 학교를 상대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이번 사건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

30일 대구교육청 등에 따르면 A(16)군은 지난 27일 오후 3시께 대구 서구의 한 고등학교 5층 학생부실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건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A군은 사건 당일 오후 2시께 같은 학교 학생 B(16·여)양과 다퉜고 A군은 이를 말리던 학생부 교사 C씨와도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A군은 운동장을 통해 교문으로 뛰쳐나갔지만 교사들에 의해 다시 학교로 돌아 온 A군은 학생부실에 머물렀다.

학생부실에 A군과 함께 있던 D교사는 A군을 진정시키기 위해 물을 뜨러 학생부실 오른편 정수기로 갔다.

그 틈을 타 A군은 학생부실 왼쪽 창문을 통해 투신해 숨졌다.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고 해당 학교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건의 진짜 원인'이라는 글을 올렸다.

학생들은 SNS에 "기사에 난 것처럼 학생끼리 다투다 A군이 투신한 것이 아닌 교사들이 A군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자 충동적으로 투신한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A군이 교사 두명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심하게 울고 있었다"며 "여학생과 다툰 후 우발적인 투신이 아닌 엘리베이터 안에 함께 있던 교사들이 A군에게 심한 말을 해 A군이 충동적으로 투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들은 "교사들이 A군의 장례식장에 가면 징계를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보도된 기사에는 경찰과 해당 학교, 대구교육청의 입장만 전달됐다"며 "평소 학생부 교사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며 자신들의 의혹제기에 대한 근거를 설명했다.

특히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7명은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교사들이 체벌 과정에서 학생 인권을 무시하는 행동 등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또한 학생들에게 게시된 글을 삭제할 것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일부 학생부 교사는 체벌 전 캠코더를 이용해 동영상을 남긴다"며 "동영상에는 당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3대를 맞겠습니까, 신고하지않겠습니까, 어머니한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까 등을 질문 한 뒤 체벌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학생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 강제로 반삭(반삭발)을 강요하고, 하키채와 야구방망이 등으로 체벌을 가한던가 멱살을 잡고 학생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교사들은 전면 부인했다.

또 대구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한 학교를 상대로 학교폭력 전수 조사 등 사건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이 같은 행동은 숨진 A군을 위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A군을 이용해 학칙 등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당 학생의 죽음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학생부 우측 정수기에 간 사이 칸막이 너머에 있던 A군이 좌측 창문으로 뛰어내려 말릴 수 없었다"며 사건의 자초지종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애들을 그렇게 다룰 수 있느냐"며 "학생들의 주장은 전부 거짓이다"고 반박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해 재학생들과 교사들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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