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방한 결산> 潘이 챙긴 3가지..與주자 굳히기·지역연합 선점·지지세 확산

허민 기자 2016. 5.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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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의 웃음 :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콘퍼런스에서 반기문(가운데) 유엔 사무총장이 부인 유순택(오른쪽) 여사, 황교안(왼쪽) 국무총리 등과 함께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시사하며 5박6일 일정

안동·경북도청사 방문 등

충청·TK 연합 예고하기도



JP·고건 전 총리 등 만남

지지세력 구축 행보 해석도



글로벌 리더→로컬 주자로

영향력·역할 축소 비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 행보는 대권 도전과 관련, 그동안의 모호했던 태도를 벗어던지고 ‘전략적 선명성’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청권과 대구·경북(TK) 연대론으로 해석할만한 행보들, 정·관계 인사들과의 폭넓은 접촉 등 반 총장의 5박 6일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예비무대였다는 분위기였다.

반 총장이 이번처럼 권력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 일은 없었다. 이는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선 언제든 4·13총선으로 지리멸렬해진 여권의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따라서 유엔 사무총장 잔여 임기 동안 흔들림 없이 자신을 중심으로 결속해달라는 메시지를 정치권과 유권자에게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엔 고건 전 국무총리처럼 ‘외삽(外揷)형’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가 성과도 없이 소멸했던 역대 비정치권 출신 인사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를 놓고 반 총장이 글로벌 리더에서 로컬 대선 후보로서 위상만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평가도 나온다.

◇잘 짜인 대권 예비 행보 = 반 총장의 방한 제일성은 지난 25일 제주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결심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반 총장은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다음 대선에 임하는 시대 정신까지 언급했다. 방한 일정 가운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관련된 프로그램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 정도였다. 그밖에 제주-서울-경기 고양-경북 안동-경북 경주로 이어진 모든 일정이 대권 예비 행보로 인식되기에 충분했다. 즉 그는 이번 방한을 통해 차기 대권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충청·TK 연합 시사 = 지난 25일 제주포럼 대회장에는 반 총장을 만나거나 보기 위해 달려온 충청권 인사들이 넘쳐났다. 한 참석자는 “제주포럼인 줄 알았는데 충청포럼이었다”고 그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중간에 잠시 일본을 다녀온 뒤 28일 오전 반 총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서울 신당동 자택을 방문한 것이다. 30분간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눈 뒤 JP는 “비밀 얘기만 나눴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9일 반 총장은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로 이동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 등을 둘러봤고 예정에 없던 경북도 신청사도 들렀다. 이 모든 행보에 대해 ‘충청·TK 연합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관계 인사와의 광폭 접촉 = 반 총장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관계, 언론계, 재계, 지역인사 등을 폭넓게 만났다. 마라톤 면담과 회동이 이어지면서 애당초 28일 하루 동안 갖겠다고 한 가족들과의 오붓한 식사나 건강검진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관계 원로들 가운데에는 김종필·고건·노신영·이현재·이홍구·한승수 등 국무총리 출신 인사만 6명이나 포함됐다. 새누리당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세연·김석기·김정재 의원 등이 반 총장을 만났다. 각계 인사들과의 폭넓은 접촉은 대권 출마와 관련된 지지세력 구축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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