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옥중화' 그래도 이병훈인데, 사극의 종말인가

2016. 5. 29. 07: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표재민 기자] 이쯤 되면 사극의 종말일까.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가 표류하고 있다. 이야기가 재미 없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도무지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전개다. 현재 인터넷에는 “그래도 이병훈 감독인데,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가득하다. 부디 재밌게 ‘변하길’ 기원하는 시청자들의 애정 가득한 바람인 것. 그만큼 ‘옥중화’가 흥미가 없다는 반증이자, 사극 명인 이병훈 감독의 명성이 과거와 다른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다.

‘옥중화’는 악의 축 윤원형(정준호 분)으로 인해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옥녀(진세연 분), 원형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숨겨진 아들 윤태원(고수 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극 명인 이병훈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받았다. ‘허준’, ‘상도’, ‘대장금’, ‘동이’ 등 인기 사극을 만든 이병훈 감독은 이번에도 선한 인물들의 악인들에 대한 성공과 복수를 선택했다. 이병훈 감독이 즐겨하는 이야기 구조인데 안방극장의 응답은 신통치 못하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하고 있지만, 방송을 이어갈수록 재미없다는 혹평이 거세다.

이야기는 선악구도 속에 매일 악행을 저지르는 원형, 그로 인해 고단한 삶을 사는 옥녀, 반격을 준비하는 태원의 모습이 2회부터 9회까지 펼쳐졌다. 1회에서 대략적인 인물 소개만 됐을 때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던 이 드라마는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3회 이후 반복되는 설정이 벌써부터 지루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극중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흡인력이 떨어지고, 주조연 가리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 여주인공인 진세연은 연기력 논란까지 있다.

사실 이 같은 혹평은 비단 이병훈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극의 인기가 예전만하지 않은 것도 맞다. 보통 사극이 중장년층을 안정적으로 끌어당기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여겨졌는데, 최근 방영한 사극들의 파괴력이 확 줄어들었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다른 드라마에 밀리는 경우도 많았고, 지난 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SBS ‘육룡이 나르샤’의 경우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누리진 못했다. 현재 방영 중인 또 다른 사극인 SBS ‘대박’ 역시 이야기에 있어서 힘이 없다는 반응. 안방극장이 사랑했던 사극이 전체적으로 시들시들한 셈이다.

사극이 힘이 떨어진 것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다. 사극이 다루는 이야기가 천편일률적으로 선악 대립이라는 게 시청자들이 고루하게 느낀다. 아무래도 젊은층을 잡겠다는 드라마가 아닌 까닭에 비슷한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그저 그런 안일한 기획의 사극들이 쏟아졌다. 그러다보니 매번 안방극장에 통했던 이병훈 감독의 사극이 지난 ‘마의’ 때부터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옥중화’에 접어들어 고착화됐다. 이병훈 감독의 장기가 더 이상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 심지어 요즘 안방극장의 입맛을 당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 현재 ‘옥중화’가 위기인 이유다. 물론 예상됐던 부침이기도 하다.

‘옥중화’는 무려 50회로 기획된 드라마다. 보통 긴 흐름의 사극이 중반 이후에는 반복되는 설정으로 답답함을 안기는데, ‘옥중화’는 9회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뻔하고 흥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흐름이 긴 사극이라는 장르가 통하지 않는 시대, 노장인 이병훈 감독에게 큰 숙제가 던져졌다. / jmpyo@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