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고영숙 "김정은, 성질 불같아.. 공부 꾸지람 들으면 단식하며 반항"

이벌찬 기자 2016. 5. 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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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 美 망명한 이모, WP 인터뷰 "8세 생일때 별 달린 장군복 입고 軍장성 무릎 꿇려 충성맹세 받아.. 잠들 땐 농구공 안고 자기도"

"김정은이 정상적인 사람으로 크는 건 불가능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모 고영숙은 워싱턴포스트(WP)와 20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 기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고영숙은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2004년 유선암으로 사망)의 동생으로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뒷바라지를 했던 인물이다. 지난 1998년 고씨 부부는 "김정일 정권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아 겁난다"면서 미국에 망명해 뉴욕 근교에 살고 있다.

고영숙은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장군님'이라고 부르면서 "(김정은은) 여덟 살 생일 때 별로 장식된 장군복을 입고서 장성(將星)들을 발 앞에 무릎 꿇리고 충성 맹세를 받았다"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떠받들어지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가 정상적으로 크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은) 어린 시절 말썽꾸러기는 아니었지만 성미가 급하고 성질이 불같았다"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어머니로부터 꾸지람을 당하면 말대꾸를 하는 대신 단식과 같은 방식으로 반항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고씨는 1996년부터 2년간 스위스에서 후견인 자격으로 김정은을 돌봤을 당시에 대해선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서 케이크를 먹이고 레고 장난감을 사줬다"면서 "김정은과 그의 형 김정철에게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농구광이었다"면서 "키가 작았던 그는 어머니로부터 농구를 배우면 키가 클 것이란 말을 듣고 잠들 때도 농구공을 안고 잤다"고도 했다.

고씨는 미국 망명 이유에 대해선 "김정은의 생모는 말기암을 앓고 있었고 북한 정권과 나와의 연결 고리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떠날 것을 결심했다"고 했다. 고씨 부부는 1998년 미국에 온 이후 세탁소를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았다. CIA로부터 받은 정착 자금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로 뉴욕 근교에 2층집을 구입했다. 두 대의 차가 세워진 주차장, 바베큐 그릴이 놓여진 정원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집 안 곳곳에는 김정은의 어릴 적 사진 등이 걸려 있었다.

고씨 남편 리강은 "우리 부부는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다"면서 "최근 휴가는 라스베이거스로 갔다 왔고, 2년 전에는 즐겨 보던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경복궁을 보기 위해 한국 여행도 갔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부부의 마지막 희망은 다시 북한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과 북한에 대해 모두 잘 알고 있고, 양자 간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아는 김정은이라면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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