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듀오-가연 1·2위 '주춤'..성장판 닫히나?

나석윤 기자 입력 2016. 5. 27. 07:20 수정 2016. 5. 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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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새 업체 수 1000곳까지 늘어..경쟁 과열 업체들 "결혼관 변화·만혼 보편화 실적에 악영향"
결혼정보업체 듀오, 가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나석윤 기자 = 최근 결혼정보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주춤하면서 성장에 한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형성 초기인 1990년대 중반 이후 짧은 시간에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파이 정해져 있는데…20년 새 업체 수 1000곳 수직상승 현재 여성가족부에 등록해 운영 중인 국내 결혼정보업체는 약 1000곳이다. 국제결혼을 중개하는 업체들까지 하면 그 수는 2500여곳에 이른다. 시장 규모가 20여년 만에 1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늘어난 업체들이 정해진 파이를 나눠먹다 보니 실적 둔화의 여파에서 자유로운 곳이 많지 않다.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듀오의 매출액과 영업익(웨딩사업 부문 실적 포함)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꺾였다. 201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7억3000만원과 39억5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317억6000만원, 28억3000만원까지 밀렸다.

업계 2위 가연결혼정보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실적(웨딩사업 부문 실적 미포함)이 2012년부터 정체를 보이는데, 매출액은 2014년까지 3년 연속 160억원대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2014년에는 영업익이 3억300만원까지 떨어져 2013년(6억4000만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특히 2010년 이후부터는 경쟁의 과열 양상이 뚜렷해졌다. 무엇보다 회원 유치를 위한 무분별한 허위·과장광고가 난무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경우가 잦았다. 그러는 사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내 결혼중개서비스 관련 불만 접수도 2013년 197건에서 2014년 296건, 2015년 260건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몸집은 커질대로 커져 더 성장할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업체 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업체들이 새롭게 수익을 낼 창구를 마련하고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업계 내의 경쟁 분위기는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만혼(晩婚)' 보편화도 악재 저출산 고령화도 무시 못할 요인으로 꼽힌다. 오히려 결혼정보업체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결혼을 하더라도 늦게 하는 인식의 변화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결혼정보업체의 주된 수입원이 회원들의 회비이기 때문이다. 회비는 만남을 주선 받는 횟수와 요구 조건의 기준 등에 따라 연 기준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다만 회원 유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업체는 찾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점이 실적 부진으로 작용했다.

결혼정보업체의 성혼에서 초혼의 비중이 절대적인 점도 이유다. 듀오의 경우 전체 성혼에서 초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85%(재혼 15%)에 이른다. 최근 들어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재혼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은 초혼 회원에서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서 여성의 초혼연령이 처음으로 30대(30.0세 / 남성 32.6세)에 진입했는데 이렇게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상황은 업계 입장에서 분명히 악재"라며 "재혼의 비중 확대로 업체마다 재혼 담당 커플매니저를 늘리고 있지만 이는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만 놓고 볼 것이 아니라 젊은 층의 취업난 심화 등 경제 상황이 미치는 영향도 커 업체들의 실적이 호조세로 돌아서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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