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DJ 처남 이성호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윤형준 기자 입력 2016. 5. 27. 03:07 수정 2016. 5. 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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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의 막내 동생, 사망 5일만에 오피스텔서 발견 경찰 "85세.. 노환 때문인 듯"

26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인제대백병원 장례식장 2층의 한 빈소. 4인용 탁자 13개가 놓인 작은 빈소에 앉아 있는 조문객은 열 명도 안 됐다. 상주(喪主)도 없이 고인(故人)과 가까웠던 백발의 70·80대 노인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조화(弔花)가 3개뿐인 이 쓸쓸한 장례식장의 주인공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이희호 여사의 막냇동생인 이성호〈사진〉 전 미국 워싱턴DC 한인회장이다. 향년 85세.

이 전 회장은 굴곡진 삶을 살았다.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미국 에머리대로 유학을 떠났다. 지난 1985년 김 전 대통령이 오랜 미국 망명을 마치고 귀국할 때 함께 돌아와 김 전 대통령이 창당한 평화민주당의 출장 업무를 대행하는 '평화여행사'를 운영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부터 5년간은 '정권 실세'로 불렸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가 노무현 정부로 바뀐 뒤 이 전 회장은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주로 '정권 실세'로 자처하며 돈을 받은 혐의였다. 2005년엔 동아건설 측으로부터 "최원석 회장의 경영 복귀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6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2008년엔 주변에 "로비 자금이 필요하다"며 현금 3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정권 실세의 말년은 초라했다. 서울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에 혼자 살던 이 전 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쯤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찾아온 지인(知人)이 경찰과 함께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가 이씨의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시신은 비쩍 마른 상태였고, 편안히 누워 있었다고 한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약 5일 전(19일) 노환으로 숨진 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관 앞에 신문이 20일자(字)부터 쌓여 있는 것을 근거로 추정한 것이다.

국내에 일가친척이 없기 때문에 이씨의 빈소는 시신 발견 이틀 뒤인 26일 오후에야 차려졌다. 이 전 회장은 아내와는 이혼했고, 아들 2명은 미국에 거주한다. 아들들은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귀국하기로 했다. 동교동계로 민주당 부총재를 지낸 신순범 전 의원과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남궁진 전 장관이 빈소를 찾았다.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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