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제든 피해자로.." 두려움에 떠는 여성들

박하정 기자 입력 2016. 5. 26. 20:55 수정 2016. 5. 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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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여성을 노린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땜질 처방이 아닌, 여성 같은 약자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는 이유는 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남성 6명은 모두 내보냈지만 여성이 들어오자 살해했다'.

화장실 살인 사건 피의자 김 모 씨의 진술이 불러온 '여성 혐오 범죄' 논란에 대해 김 씨는 애매한 말을 남겼습니다.

[김 모 씨/피의자 :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런 일들이 저 말고도 여러 부분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보며,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여성들은 두렵습니다.

[송승혜/수원시 권선구 : 그 범죄는 정확히 여성을 타겟으로 한 거잖아요. 너무 무섭고 앞으로 길을 잘 못 다닐 것 같고요.]

왜 여성을 노렸는지 따져보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표창원/범죄 심리 전문가 : (범행의) 출발점이 범인의 성격과 처해 있는 상황, 스트레스라고 하더라도 범행을 마음먹었을 때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대상, 저항할 수 없는 대상을 선정하게 됩니다.]

이례적인 추모 열기가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터져 나왔고, 범행 현장이 됐던 남녀 공용화장실 개선부터 정신질환자 치료와 관리까지 많은 대책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억눌렀던 개인의 분노를 여성을 포함한 약자를 향해 쉽게 배출하는 사회 분위기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 '나는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게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라는 그런 소리로 해석이 되고, (사회 문제라는걸) 뼈아프게 자각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이 되고요.]

약자에 대한 공격과 특정 집단에 대한 이유 없는 혐오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았을 뿐'이라는 여성들의 불안과 우려는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하  륭,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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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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