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대란에 갈곳 잃어..인구이동 40년만에 최저

2016. 5. 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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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월 전국 이동자 수 56만4000명
1년새 13%↓…1975년 이후 최저
부동산 거래 급감한 게 주원인
매매는 28%, 전월세는 7% 줄어

서울 인구, 7년2개월 연속 감소
이달말 1000만명 붕괴 확실시
‘주거대란 피난처’ 경기, 유입 1위

직장 문제로 최근 지방으로 이사를 간 김민상(37·가명)씨는 포장이사 비용 견적을 비교하던 중 한 업체 쪽으로부터 ‘덤핑’ 제안을 받았다. 다른 업체들이 제시한 견적(200만원 정도)의 70% 정도만 받을테니 자기 업체와 계약을 맺자는 것이었다. 업체 쪽에서는 “최근 이사 수요가 많지 않다. 차량·인력을 마냥 놀릴 순 없지 않느냐”고 푸념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봄 이사철이라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 밖으로 수월하게 이사를 마쳤다”고 했다. 김씨가 이처럼 값싸게 이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통계로도 확인됐다. 전월세 대란 등의 영향으로 4월 인구이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4월 국내 인구이동 추이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4월 전국 이동자 수는 56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13.1%(8만5000명) 줄어들었다. 4월 기준으로는 1975년 51만4000명을 기록한 뒤 40여년 만에 최저치다. 이동자 수는 전국 읍면동에 접수된 전입신고를 기준으로 삼는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도 1.1%를 기록해 지난해 4월에 비해 0.18%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인구이동 가운데 시도 내 이동은 37만9000명(67.2%), 시도 간 이동은 18만5000명(32.8%)으로 나타났다.

인구이동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는 전월세 대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이동은 전월세와 주택거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전월세 거래량은 주거와 100% 연동되는데, 최근 주택매매 및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부터 수도권 지역에 적용하고 있는 은행 여신심사 가이드라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주택거래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주택매매 및 전월세 거래량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8만6298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달보다 28.4% 줄어들었다. 4월 전월세 거래량도 12만1028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6.9%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내집 장만’을 꺼리거나, 전세 물량 부족으로 기존에 살던 집에서 전셋값을 올리거나 반월세 형태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거대란’의 진원지인 서울은 그 영향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서울 인구는 1만658명이 줄었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 서울 인구는 2009년 2월 2300명이 늘어난 것을 마지막으로 86개월째 줄고 있다. 4월말 기준 1000만2979명으로 지금 추세라면 5월말엔 1000만명 선 붕괴가 확실시 된다. 반면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경기(7554명)였다. 경기는 지난해 3월부터 14개월 연속 순유입 인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세종(1814명), 제주(1609명) 등이 뒤를 이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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